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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안전관리 '탁상행정'

시설.인력 부족 납품업체 "급식사업 손떼야 할판" 곤혹
일선학교 "취지는 좋지만 인력 부족.격무로 한계" 불만


지난 2006년 최악의 식중독 사건 이후 학교급식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지난해에는 광우병 쇠고기 급식 문제와 중국산 유제품 멜라민 파동 등으로 학교급식 안정성이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됐다.

이에 서울특별시교육청(이하 서울교육청)은 지난해 12월 ‘학교급식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하고 ▷안전하고 맛있는 학교급식 제공 ▷식재료 업체선정 및 구매방법 개선 ▷학교 식재료 대면검수 철저 등을 식재료 관련 주요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식재료 검수의 경우, 교장 및 교감, 영양교사, 행정직원, 조리사 등 학교직원이 반드시 1명이상 참여해 대면검수를 하고 식재료 업체와 계약시에도 대면검수가 가능한 시간에 납품토록 명시할 것을 지시했다.

서울교육청은 식재료 대면검수를 시행하는 이유로, 대면검수 불이행시 식재료 납품 경쟁업자나 사회불만 또는 정신질환자 등에 의해 독극물 투입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는 서울교육청의 이번 조치에 대해 경영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학교 뿐 아니라 기타 여러 업장에 식재료를 납품해야 하는 업체의 입장에서는 시간과 인력, 차량 등의 한계에 의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식재료 대면검수는 학교급식 위탁사업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며 “대면검수 방침에 따라 학교 측에서 정한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는 배송차량도 늘려야 하고 인력도 충원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 여유있는 대기업을 제외한 식재료 납품업체는 학교급식 사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일선 학교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식재료 검수에 반드시 학교직원이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부족과 업무과중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위탁급식이 비용절감과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면검수는 실익이 없다는 것도 한 이유이다.

이에 대해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학교급식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강남교육청 급식담당 교사도 “학교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급식 안전은 꼭 해야만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식재료 대면검수를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