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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쌀 1년 만에 수출량 급감

작년에 국내 쌀 수출 1호를 기록하며 수출을 주도했던 전북이 자치단체들의 과당 경쟁과 가격 경쟁력 약화로 올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까지 수출한 쌀은 91t으로 작년 235t을 크게 밑돌고 있다. 연말까지의 계약분 75t을 모두 수출해도 올 수출량은 지난해의 70.6%인 166t에 그치게 된다.

수출량 급감은 교민이 많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던 미국 서부시장이 자치단체의 각축장이 되면서 사실상 붕괴한 데다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는 지난해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 서부시장에 73t을 수출했으나 경기와 경남도 등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수출 단가가 떨어지고 재고 물량이 넘쳐 올해는 한 톨도 선적하지 못했다.

미 서부시장은 국내 쌀이 몰리면서 애초 40달러(10kg 기준) 선이었던 현지 판매가가 20달러 안팎까지 급락했으며 헐값에 가공용으로 팔려나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송미령 수출 담당자는 "국내 쌀값이 비슷한 품질의 미 캘리포니아 산 쌀보다 2배 이상 비싼 상태에서 자치단체들이 밀어내기식 수출을 하다 보니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워졌다"며 "다른 자치단체들도 올해 미국 수출을 대부분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전북도는 미 동부시장과 러시아, 뉴질랜드 등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으나 미 서부에 집중적으로 수출했던 7개 시·도 가운데 4곳은 11월 현재까지 수출 실적을 기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교민에만 의존해 다양한 수요층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북도 최재용 식품산업과장은 "수출은 국내 쌀값의 안정과 홍보 효과가 작지 않은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자치단체들이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품질 고급화와 새로운 수요층 발굴, 수출선 다변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