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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어린이집..아이들 밥값으로 교사 회식"

서울 동작구에 있는 일부 구립 어린이집이 아이들의 급식.간식비를 명절 선물 구입비와 교사 회식비 등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동작구의회 보육시설 특위가 구립 어린이집의 지난해 지출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27곳 가운데 3곳에서 예산을 부당하게 전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A 어린이집은 업무추진비로 결제해야 할 커피 값과 교사 회식비를 아이들의 급.간식비로 지출했다.

이 어린이집은 또 명절을 앞두고 쇠고기, 과일박스 등을 급.간식비로 구매한 것으로 회계장부에 나타나 있지만 아이들의 당시 식단에는 쇠고기와 과일이 포함되지 않았다.

B, C 어린이집도 사정이 비슷했다.

두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급식비를 교사용 선물 구입비나 회식비로 사용했고, 특히 B 어린이집의 경우 연간 4000만 원으로 책정된 급.간식비 중 1000만 원을 당직자 식대와 선물대금 등으로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어린이집 3곳의 원아 1인당 평균 급식비는 여성가족부가 권장하는 1745원에 미치지 못했고, 특히 가장 열악한 C 어린이집은 정부가 정한 최저 급식비(1500원) 수준에도 미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작구 의회 관계자는 "일부 어린이집이 어른과 달리 아무런 불평 없이 주는 대로 먹는 어린이들의 특성을 악용해 아이들을 위해 써야 할 돈을 엉뚱한 곳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구립 어린이집의 불법적인 예산 전용 실태를 파헤친 동작구의회 보육시설 특위는 오는 22일 본회의를 열어 문제가 드러난 어린이집 원장의 파면과 형사고발 및 담당 공무원 문책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