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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찰음식 유럽에 첫선

"사찰음식인 선식(禪食)과 명상을 통해 한국인들은 물론 유럽인들도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전통 사찰음식이 서구의 웰빙 바람을 타고 유럽에 첫 선을 보였다.

선재사찰음식연구원 원장인 선재 스님은 4일(현지 시각) 주독 한국대사관(대사 최정일)이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개최한 건국 60주년 및 한독 외교관계 수립 125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현지인들에게 사찰음식의 유래와 의미를 소개하고 선식을 만들고 먹는 방법을 시연해 큰 호응을 얻었다.

사찰음식 소개와 함께 바리공양 명상 시연, 사찰 꽃살문 사진전, 한국 전통 식기 및 음식 모형 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 이날 행사에는 요하네스 안드레아스 프루크 독일 연방하원 부의장, 토마스 미로브 독일 재무차관 등 정.재계 주요 인사와 독일 주재 각국 대사 등 1천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선재 스님은 이날 행사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서구에서 건강과 명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음식을 바꾸지 않으면 정신적 건강을 얻을 수 없다"면서 "유럽인들도 채식에 관심이 많은 만큼 앞으로 사찰 음식에 대한 호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재 스님은 "불교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자비사상의 실천을 위해 육식을 금하고 있어 육류, 생선, 조개를 넣지 않았고 (자극적인 재료인) 술, 파, 마늘, 양파, 다래도 배제했다"면서 "선식과 함께 불교에서 내려오는 전통적인 음식 명상을 통해 건강해지고 마음도 맑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찰음식 시연과 초의차명상원 원장인 지장 스님의 명상 바리공양 시범에 이어 참석자들에게는 13가지 사찰음식과 56가지 한국 전통음식이 저녁 식사로 제공됐다.

독일 외무부 아태국장을 지냈고 지금은 외교연수원 아태담당 연구부장을 맡고 있는 페터 크리스티안 하우스베델 본부대사는 "김치를 좋아한다"면서 "한국이 음식 외에도 방송, 드라마, 영화 등 문화적인 면에서 아시아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정일 주독 한국 대사는 "건국 및 한독 외교관계 수립을 기념하는 행사를 더욱 뜻깊게 하기 위해 사찰음식 등 한국의 전통적인 음식 문화를 현지인들에게 널리 전파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면서 "1000여명이 넘는 하객들이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찰음식은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국이나 동남아 등지에 소개된 적은 있지만 유럽에 선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독 한국문화원의 노태강 원장은 "초대장을 보내면 통상 3분의1정도만 참석 의사를 밝히는 데 이번에는 초대받은 1400명중 1080명이 참가의사를 밝히는 등 사찰음식, 채식, 웰빙에 대한 유럽인들의 높은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면서 "서울에서 온 요리사 14명이 3일동안 꼬박 음식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500명 정도를 예상하고 서울에서 음식을 가져왔는데 참석자가 1000명 이상으로 예상되면서 베를린 인근의 한국식품점에서 식재료를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