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완도 넙치양식어민 줄도산 위기.."살려주오"

"팔리지는 않고 비싼 사료를 매일 줄 수는 없어 5-10일에 한 번씩 주고 있다. 굶어 죽지만 않을 정도로.."

전남 완도지역 넙치(광어) 양식 어민들의 한숨소리에 하늘이 무너질 듯 하다.

바다의 재앙인 '적조 피해' 없이 올 여름을 무사히 넘기나 싶었는데 수입 활어 급증과 사료 가격 인상, 소비부진 등 삼중고(三重苦)로 양식 어민들이 줄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뾰쪽한 대책이 없어 하루 하루를 버티기가 너무 힘들다고 어민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완도지역 300여 광어 양식 어가에서 키우고 있는 광어는 약 3만t. 전국 최대 물량으로 어가 당 적게는 5만 마리에서 많게는 30만-40만 마리를 기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닥치기 시작한 불황의 그늘이 지금은 회복 불능의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다며 어민들은 울상이다.

어민들은 2일 "유가 인상 등의 여파로 20㎏ 생사료 한 포대가 1만3000원까지 치솟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30%나 올랐지만 광어 가격은 ㎏에 8000원으로 3000원 가까이 폭락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광어를 키우는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고 침통해 했다.

여기에다 중국산 활어 수입이 늘면서 광어를 찾는 도매상의 발길이 뚝 끊겼다. 겨우 살과 뼈를 함께 썰어낸 '세꼬시' 횟감 정도가 출하될 뿐이다.

완도어류양식협회(회장 박관철.54)는 광어 출하 물량이 예년의 3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관철 회장은 "예년 같으면 여름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생선 소비시기를 맞아 광어가 없어서 못 팔 정도였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폭락한 가격에도 사러 오는 사람이 없으며 일본 수출도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중국산 수입 활어가 넘치는 데는 수입업자와 관계기관의 결탁이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협회 차원에서 자금을 마련해 수입물량이 정확히 통관되는지 확인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양식 어민은 "올해처럼 광어가 팔리지 않은 적은 없었다"며 "비싼 사료 값을 감당할 수 없어 고기가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사료를 주고 있는 등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정부가 어민들을 위해 지급한다는 특별 영어자금은 까다로운 대출 절차 등 이런 저런 사정으로 만져 보기 힘든 '하늘의 별 따기'로 어민들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어 정부의 특별한 대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