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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급식 문제점 '갈수록 태산'

직영급식에 대한 문제점이 시간이 갈수록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S고교에서 발생한 애벌레 검출사건은 직영급식의 문제점을 드러낸 단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

사건은 지난달 30일 저녁 600여명이 급식을 하고 있는데, 급식 메뉴인 육개장에서 3~4개 정도의 배추좀나방 애벌레가 나왔다. 학교 측이 농촌진흥청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배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좀나방 애벌레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교의 급식관계자는 “저녁 급식 메뉴인 육개장에서 애벌레가 3~4 마리 정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한 개수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점심의 경우 직영을, 저녁의 경우는 위탁급식(벌크-배달급식)을 하고 있다.

이 학교는 전체 학생 수가 약 1500명으로 이중 저녁 급식 인원수는 600여명이며, 매끼당 2600원의 급식비를 받고 있으며, 관내 S업체로부터 위탁급식을 받고 있다.

문제는 S업체가 지난 2000년 HACCP 지정을 받은 업체로 지난 8년 동안 위생관리에 문제가 없었던 업체였다.

S업체 관계자는 "지난 30여 년 동안 이 업종에 종사해왔지만, 이러한 일이 없었고 사고 후 조사해보니 배추를 세척하는 과정에 애벌레가 발견돼 자주 씻어도 떨어지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 같다"고 말했다.

농진청 관계자 역시 "친환경 배추를 사용하다보니 벌레가 들어간 것 같으며, 농약을 하지않는 배추에서 벌레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농약에서 안전함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S고교는 점심의 경우 직영급식을 실시하고, 저녁은 시설미비로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시설미비 등으로 영세업체에 위탁급식을 맡기다 보니 이번 사고처럼 위생관리에 헛점을 드러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직영하는 과정에 대기업은 손을 떼고 틈새시장을 영세업체가 담당하면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

언뜻 보면 이번 사고가 위탁급식 때문에 일어난 사건 같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직영체제에 따라 불거진 문제라는 지적이다.

최근 직영급식 학교에서 식중독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모 학교의 영양사는 “영영사는 영양적인 요인을 분석해 식단을 짜는 일에만 전념해야 하는데, 납품과 위생관리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일을 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과중해 제대로 위생관리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그는 위탁급식의 경우 회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지만, 직영급식의 경우 영양사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심적으로 부담을 많이 느낀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관련업계는 CJ푸드시스템과 삼성에버랜드 등 대기업 급식업체들이 식중독 사고 이후 학교 급식에서 손을 떼고, 정부 정책에 따라 직영화가 가속화돼 위생관리를 전적으로 영양사에 맡길 경우 식중독 등 사고의 위험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위탁급식의 경우 한 회사가 여러 학교 등 급식을 하면 적은 금액이라도 급식단가를 맞출 수 있지만 만약 1곳만 한다면 식자재가 상승 등 전혀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하며, 학교가 직영을 하게 되면 끼니당 2600원 정도로는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위탁급식의 경우 업체에서 급식시설에 투자했지만, 직영으로 전환되면서 학교 예산으로 시설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예산 뒷받침이 거의 되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서울지역의 경우 83곳이 위생상태 개선을 위해 급식실 보수비용을 서울시교육청에 요구했지만, 4곳에 한해 예산이 배정됐다.

특히, 직영급식을 찬성하는 시민단체들 역시 "직영제를 하더라도 철저한 관리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한 위탁제에 비해 위생상태는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 대안으로 "급식위생관리를 전담할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각 지방자치단체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또 다른 예산을 수반해야 하는 등 비현실적 대안이라는 지적으로 결과적으로 시민단체들이 ‘빈대 한 마리 때문에 초간삼간 태운다’는 속담처럼 현실적인 대안 마련없이 직영제를 고수해 결국 그 피해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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