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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米 떡 육성사업 '빛좋은 개살구'

뚜렷한 비전없이 무리한 사업 확대 지적도

경기도가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경기미 떡 육성 사업'이 막대한 예산만 낭비한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쌀 소비 확대를 위해 지난해 4월 스타벅스와 떡 산업 육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도와 농협경기지역본부가 제공한 경기미로 만든 떡을 스타벅스 무교점과 소공동점 등 2곳에서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50매장으로 확대, 판매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는 떡 가공업체 시설 개선과 떡 산업 홍보, 관련 업체 교육 및 설문조사 등을 위해 지난해에만 5억6000만원을 투입하는 등 떡산업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당초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무모하게 사업을 추진해 예산만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 매장에 떡을 공급하는 안성떡방의 지난 1년간 매출액은 고작 7500만원에 불과하다.

물론 각종 초기투자비용을 감안해도 5억6000만원을 투입하고도 7500만원이라는 매출액은 너무나 초라하다.

지난해 시판 초기 반짝 특수로 스타벅스 매장당 하루 평균 23개가 판매됐으나 10월12일∼12월31일은 평균 9.3개로 곤두박질친 데 이어 올해 1∼3월에는 8.3개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도는 떡 공급업체에 물류비용의 50%를 지원하고 있어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동안 이미 1900만원이 투입된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스타벅스측에서는 다양한 품목을 각 매장에 소량씩 넣기를 원하고 떡 공급업체에서는 판매량이 많지 않고 물류부담이 크다보니 상품 종류를 줄이게 되는데 그러면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좁아 잘 안 먹게 되는 악순환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모찌(떡)의 본고장 일본으로 경기미떡을 수출하게 됐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당초 목표량인 50t에 크게 못 미치는 14t만을 수출하는 데 그쳤다.

또 판매장을 확대하기 위해 스타벅스 외에도 뚜레쥬르 등 국내 주요 제과업체들과 퓨전떡 개발 및 판매를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도가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들이 지지부진하고 이들 사업에 대한 뚜렷한 비전이 없는데도 도는 사업을 확대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도는 화성에 식품회사, 농협, 연구소, 대학 등이 함께 떡을 연구, 생산, 수출할 수 있는 웰빙떡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하고 올해부터 향후 3년간 52억을 투입할 방침이며 용인에는 전통 떡을 생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슬로푸드마을도 만든다는 구상이다.

도 관계자는 "아직까지 투입된 예산 대비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떡을 산업으로 보게 하고 떡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