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올 AI 바이러스, 신종 가능성"

최근 전북 서남부 일대에서 잇따라 발병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그동안 국내에서 확인된 것과 다른 신종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건국대 수의대 송창선 교수는 10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국내에서 AI 발생으로 오리가 집단 폐사한 사례가 없다"며 "정밀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새로운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바이러스는 닭에는 치명적이었지만 오리는 대체로 식욕부진 등의 임상 증상만 보이는 데 그쳤다"며 "AI 바이러스가 다른 가금류나 감수성 동물을 거치면서 변이를 일으킨 뒤 정읍 등지의 오리에 침입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2007년 3월 이후 13개월여 간 AI가 발병하지 않았던 점에 비춰보면, 당시의 바이러스가 국내에 남아있다가 변이됐다기 보다는 최근에 다른 경로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충북대 수의대 모인필 교수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봐도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며 "고병원성인 H5N1 항체의 범주 내에 있는 새로운 바이러스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 김창섭 동물방역팀장은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겨울철새를 통해 유입된 북방형의 H5N1 바이러스만 확인됐다"며 "특히 AI 발생 농장에서 이 바이러스가 검출된 만큼 신종인지 여부는 정밀 검사를 지켜보며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겨울철 질병'이라는 기존의 통념과 달리 봄철에 AI가 잇따라 발병하면서 앞으로 연중 AI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모 교수는 "AI 바이러스가 영상 20도 이상의 고온에서 상대적으로 활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발병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잠복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오리 등에 잔존하면서 풍토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조류질병과 권준헌 과장도 "겨울철에 상대적으로 생존기간이 길고 전파속도가 빠르지만, 동남아 등지처럼 여름철에도 발생할 여지는 있다"고 말하고 "다만 풍토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아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