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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PB 경쟁' 달아오른다

대형마트들이 저마다 차별화된 자체브랜드(Private Brand, PB)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PB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품질은 우수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제조업체 상품을 PB로 판매하되 제조업체 브랜드도 함께 부착해 판매하는 'MPB(Manufacturing Private Brand)'를 새로 도입,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MPB는 유통업체 상표만 부착해 판매하는 일반 PB와 달리 제조사 브랜드도 함께 표기해 중소 협력업체의 자생력을 키우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며 가격대는 일반 제조업체 브랜드(National Brand, NB) 상품보다 20-30% 저렴하다.

홈플러스도 2008년 한 해 동안 '물가 안정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하고 지난달 말부터 전국 66개 매장에서 판매되는 자체 브랜드(PB) 상품 5300여종의 가격을 내렸다.

특히 최근 일부 제품 가격이 오른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과 가정용품 등 생필품류 PB 상품 600여종의 가격을 평균 12% 인하하기로 했으며 직소싱과 물류ㆍ재고관리 효율화 등을 바탕으로 인하된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신세계이마트는 작년 10월 '가격 혁명'을 내세우고 자체브랜드 상품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선언, PB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갔다.

지난 1월에는 풀무원과 '조인트 비즈니스 플랜' 협약을 맺고 상품 기획, 생산, 판매, 마케팅 등 전략을 공동으로 추진해 거품 비용을 없애고 상품 질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각 업체들은 또한 현재 전체 매출에서 10% 안팎에 머물고 있는 PB 상품 비율을 5-9년 이후에는 30% 이상으로 올리기로 하고 PB 상품 종류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이 앞다퉈 PB 상품을 강화하는 것은 경쟁업체와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제조업체 상품만으로는 '더 낮은 가격'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지만 PB 상품으로는 가격과 품질, 상품 구색 등 다양한 경쟁요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업체들이 최근 PB 상품의 품질을 개선했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도 '싸지만 질은 떨어지는 상품'으로 여겨지던 PB의 이미지를 '합리적인 품질의 저렴한 상품'으로 바꿔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PB 상품의 마진이 NB 상품보다 평균 3-5% 높은데다 '중소제조업체 지원', '물가 안정' 등 명분까지 갖추면서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원자재값 상승으로 각종 생필품 가격이 잇따라 오르고 있어 PB 상품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품 경쟁력 측면에서 PB는 대형마트가 타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무기"라며 "월마트의 경우 PB 비율이 전체 매출의 40%, 테스코는 50%를 넘어설 정도로 선진국 유통업체에서는 PB가 보편화됐으며 국내 업계에서도 PB를 강화하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