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장수 비밀은 '小食'이 아니라 '영양의 균형'

소식(小食)을 하면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예쁜 꼬마선충과 초파리, 생쥐 실험 등에서 나오고 있으나 실제로 장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소식보다는 영양의 균형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이광범 교수와 시드니대학 스티븐 심슨 박사팀은 18일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 결과 섭취한 총 열량보다는 섭취한 먹이의 탄수화물과 단백질 비율이 수명과 평생 산란수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초파리 1008마리에게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이 다른 7가지 먹이를 먹이면서 초파리가 섭취한 영양분과 열량을 측정하고 이들의 생존기간과 일생동안 낳은 알의 수, 하루 동안 낳은 알의 수 등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초파리의 수명연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기존 연구에서 드러난 것처럼 열량을 적게 섭취하는 '소식'이 아니라 섭취한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인 것으로 밝혀졌다.

섭취한 단백질과 탄수화물 비율이 1대2인 초파리들은 평균 수명이 26일에 불과했으나 1대4인 초파리는 36일, 1대16인 초파리들은 평균 57일이었다. 초파리는 보통 35~40일 정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번식능력은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섭취한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이 1대16인 초파리들은 하루에 낳은 알의 수가 평균 2.7개에 불과했으나 1대4인 초파리는 4.6개였고 1대2인 초파리는 5개였다.

하지만 초파리들이 일생동안 낳은 알의 수는 단백질과 탄수화물 비율이 1대4인 경우가 평균 93.2개로 가장 많았고 1대2인 초파리들이 73.5개였으며 1대16인 초파리는 54.3개로 가장 적었다.

또 연구진이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비율이 다른 여러 먹이를 자유롭게 선택해 먹을 수 있도록 한 결과 초파리들은 단백질과 탄수화물 비율이 1대4인 먹이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생동안 낳는 자손 수가 극대화되는 비율의 먹이를 선택한 것이다.

이 교수는 "연구결과 초파리에서 수명연장은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총 섭취열량보다는 먹이를 구성하는 영양분의 균형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곧 적절한 음식물섭취가 건강한 노화에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식과 생존을 결정하는 적정 영양 균형은 생물체의 종마다 다르고 같은 종 안에서도 발달단계나 생리적 상태, 외부 환경 등에 따라 다르다"며 "개별 개체에 맞는 적정 영양 요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