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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업계 1위 놓고 '아전인수' 싸움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작년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누가 업계 1위인지를 놓고 서로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7일 양사에 따르면 매장에서 판매된 총 판매액을 뜻하는 총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롯데쇼핑은 10조851억원, 신세계는 10조1028억원을 각각 기록해 신세계가 177억원 더 많았다.

영업이익도 7655억원인 신세계가 롯데쇼핑의 7561억원보다 94억원 앞섰다.

그러나 총매출액에서 상품 에누리나 반환품, 백화점 입점업체 판매상품의 원가(특정매입 원가) 등을 제외한 매출액(순매출)은 롯데가 9조7681억원, 신세계는 8조4100억원으로 롯데가 1조원 이상 높다.

이를 두고 신세계에서는 기업의 규모는 매출액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롯데쇼핑의 매출액 산정 기준이 자사와 다르다며 총매출액을 바탕으로 비교해야 정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3년 금융감독원 등이 제시한 회계기준에 따르면 입점업체를 통한 특정매입 판매분의 경우 유통업체가 받는 수수료만 매출로 표기해야 하는데 롯데쇼핑은 그 대부분을 자사 매출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순매출을 집계한다는 것이 신세계의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입점업체를 통한 특정매입 상품 판매액에서 수수료만 매출로 집계하고 있지만 롯데는 특정매입 위주인 백화점의 비중이 높아 이 기준을 따를 경우 매출 감소폭이 크기 때문에 특정매입 상품 매출 일부를 순매출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사의 규모를 견주려면 기준이 다른 순매출이 아니라 총매출로만 가능하며 총매출은 신세계가 2006년부터 명백히 롯데를 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쇼핑은 이에 대해 "회계 기준이 다르다는 신세계측 주장은 고려할 가치도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직매입과 달리 특정매입 상품은 입점업체가 재고ㆍ상품관리를 부담하게 되는데 롯데백화점의 경우 일부 특정매입 상품의 재고관리를 백화점이 맡고 있어 순매출로 합산하고 있을 뿐 기본적인 산정방식은 같다는 것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재고관리를 유통업체가 책임지는 직매입 상품은 유통업체의 순매출에 들어가게 되는데 특정매입 상품이라도 직매입처럼 유통업체가 재고와 품질관리를 책임진다면 입점업체가 아닌 유통업체 매출로 집계하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유통업체의 외형을 나타내는 총매출은 신세계가 높을지 몰라도 기업의 실제 규모인 매출은 롯데가 우위에 있다"며 "유통사업 전반을 따져도 롯데그룹의 유통계열사인 롯데홈쇼핑과 코리아세븐 등을 합하면 여전히 롯데가 압도적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