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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설 대목, 시작은 좋은데..."

설을 보름 가량 앞둔 가운데 백화점을 중심으로 초반 예약판매 실적이 크게 오르는 등 설 시즌 매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4일부터 17일까지 전국 24개 전 점포에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진행한 결과 작년 동기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갈비(180%), 과일(112%), 와인(83%), 한과(100%) 등 상품의 매출신장률이 높았다.

상품권 판매도 호조세다. 1천만원짜리 상품권 패키지인 '프레스티지 상품권 세트'도 총 2천500세트 중 이미 730여개가 판매되는 등 작년에 비해 일찍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전국 11개 점포의 설 선물 예약판매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 65%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과일류 매출이 145% 늘어 가장 상승폭이 컸고 한우 등 육류(90%), 건식품류(63%)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4-17일 13일간 설 선물 예약판매가 작년보다 30% 신장해 설 시즌 실적 향상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기농 사과와 배로 구성된 그린스타 상품이 매출 호조를 보이면서 과일류 세트 매출이 43% 늘었고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육류는 38%, 수산물류는 23% 각각 증가했다.

가공 식품 부문은 고가 와인과 올리브유 매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25%의 매출 신장률을 나타냈고 특히 와인 부문은 70% 가량 올랐다.

이 밖에도 기업 등 상품권 대량구매 고객을 위해 처음 선보인 1000만원 상품권 패키지 '트리니티 패키지 상품권'도 준비 수량 700세트 중 120여세트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신세계는 전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본격적인 판매행사가 시작되는 21일부터는 매출 증가세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여 올해 설 행사기간에는 두자릿수에 가까운 매출 신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그러나 이 같은 명절 기간의 매출 호조가 전반적인 소비 회복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몇년간 설과 추석에 매출이 증가했다가도 명절 시즌이 지나면 상승세가 꺾이는 추세가 반복될 뿐 연간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새 정부가 들어서는 기대 효과로 소비심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최근 국내외 증시가 폭락에 가까운 약세를 보이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어 낙관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연초부터 식료품을 중심으로 각종 생필품 가격이 크게 상승한 점도 소비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밀가루 등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생활 물가가 오르고 있는데 금융시장도 불안한 상황이어서 경기가 전반적인 소비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