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신세계 '2011년 백화점 매출 5조원' 가능할까

신세계가 백화점 부문 매출을 2011년까지 5조원대로 올리겠다는 파격적인 목표를 내세우면서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백화점부문 석강 대표가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나타낸 반면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은 회의적인 반응으로 대조를 이뤄 일각에서는 목표 설정시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가 없었던 게 아니냐며 달성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말 기준으로 2조8000억원 수준인 매출을 대폭 확대해 2011년에는 '매출 5조원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 9일 석강 백화점부문 대표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힌 것으로 석 대표는 "내년에 영등포점 재오픈과 부산센텀시티점 오픈으로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기존 점포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2011년 문을 여는 의정부점을 제외해도 충분히 연매출 5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그룹을 총괄하고 있는 구 부회장은 백화점이 내세운 목표에 석연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구 부회장은 10일 경기도 용인 신세계유통연구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발표한 백화점 경영목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상징적인 의미로 5조원을 이야기했을 수 있는데 그 점은 아직 검토를 해봐야 한다"며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그는 이어 "5조원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며 백화점 업계에서 경쟁력은 누가 지역 핵심 점포를 많이 가지고 입점 브랜드에 영향력을 미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룹의 최고위 의사결정권자인 구 부회장도 '2011년 매출 5조' 목표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이 명백히 드러난 셈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이 밝힌 점포별 매출 현황을 바탕으로 2011년까지 매출 증가 추이를 따져보면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백화점이 밝힌 올해 연간 매출 목표는 본점 5000억원, 강남점 8000억원, 죽전점 5000억원, 인천점 5500억-6000억원 등 7개 점포를 합쳐 모두 3조2000억원 가량이다.

내년 상반기에 오픈하는 부산 센텀시티점과 10월 중 재개점 예정인 영등포점(신세계가 위탁경영 예정인 영등포 경방필 백화점 매출은 경방에 속하므로 제외)의 매출을 합하면 2009년 연간 예상 매출액은 3조6000억-3조9000억원 수준.

백화점 업계가 연간 3-4%의 저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점 2년차를 맞는 일부 점포의 매출이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신세계측 전망을 반영해도 2010년 연간 매출액은 최대 4조원 안팎, 2011년에는 4조1000-4조4000억원에 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에서도 신세계백화점의 '5조원' 목표에 대해 '무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 백화점 매출이 2011년까지 4조원을 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라며 "백화점 업계에서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신세계의 의욕이 지나쳐 섣부른 전망을 내놓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