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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유혹 ‘식품첨가물’ 바로알기

맛·색깔·모양 등 못하는 것 없는 팔방미인
동물실험 결과 의존 ‘인체 유해성’ 미지수


냉장고와 주방 선반에 있는 라면, 과자, 햄, 간장, 마요네즈, 요구르트, 음료수 등을 죄다 꺼내놓고 눈을 크게 뜬 뒤 포장지에 깨알같이 쓰여 있는 ‘원재료명’을 읽어보자.

소르빈산과 아질산나트륨, L-글루타민산나트륨, 아황산나트륨 등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성분과 합성착향료, 유화제, 산도조절제, 증점제처럼 글자만 봐도 실험실 분위기가 나는 성분들이 바로 ‘식품첨가물’이다.

환경정의 다음지킴이본부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허용된 식품첨가물은 618종으로 가공식품마다 적게는 3∼4종, 많게는 20여종의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1인당 하루 평균 60여종의 식품첨가물을 연간 4㎏ 정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사서 먹는’ 거의 모든 제품에 첨가물이 들어있어 첨가물이 없는 음식을 찾으려면 먹을 게 없다.

그래도 나와 내 가족이 먹는 음식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기본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마술과 같은 놀라운 능력 발휘

식품첨가물의 역할을 알고 보면 그야 말로 ‘마술’ 같다.

감칠맛, 단맛, 산뜻한 맛, 부드러운 맛 등 원하는 맛을 내고, 색깔도 먹음직스럽게 바꿔주며 썩지 않게 하는데다 부풀어 오르거나 끈적이게 하는 등 못하는 게 없다.

햄 원재료명을 보면 미생물의 생장을 억제해 부패를 방지하는 산도조절제와 선홍색을 띄게 해 먹음직스럽게 만드는 아질산나트륨(발색제), 점도를 유지해주는 카라기난(증점제), 락색소·고량색소·안나토색소가 들어있다.

라면에는 면을 쫄깃하게 만들어주는 알칼리제와 산도조절제, 향미증진제, 카라멜색소 등이 들어있고, 어린이용 요구르트에는 맛과 향을 유지시켜주는 L-아스코르빈산나트륨과 증점제, 요구르트향 합성착향료가 포함돼 있다.

시중에서 파는 간장 중에는 빨리, 대량으로 만들기 위해 콩에서 기름을 뺀 ‘탈지대두’에다가 글루타민산나트륨(MSG), 감미료, 산미료를 섞어 맛을 내고 증점제를 넣어 걸쭉하게 만든 다음 카라멜색소를 넣어 그럴듯한 색깔을 낸 제품이 있다.

단무지에는 단맛을 내는 사카린나트륨, 부패를 막는 소르빈산칼륨, 산화방지제인 아황산나트륨, 탄력을 높여주는 폴리인산나트륨이, 커피에 넣는 크리머는 식물성기름에다 유화제를 넣어 흰색을 낸 뒤 카제인나트륨과, 폴리인산칼륨 등을 추가해 만든다.

국내 사용이 허가된 식품첨가물 618종은 모두 안전성 평가를 통과한 것들로 일생에 걸쳐 먹더라도 이상이 없도록 1일 허용섭취량이 정해져 있다.

1일 섭취 허용량 법으로 규제

문제는 허용기준치 내의 안전한 첨가물이라도 다양한 종류의 첨가물을 복합적으로, 장기간 섭취했을 때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모르고, 동물을 대상으로 한 안정성 실험결과가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해도 되는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또 1일 허용섭취량은 성인을 기준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에 성인보다 체중이 덜 나가고, 면역기능이 약한 어린이는 더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고, 허용량이 개별식품 기준량이라서 하루에 과자와 음료수 등 가공식품을 이것저것 먹다 보면 허용치를 초과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지난해 7대 광역시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식용색소 적색제3호(착색료), 푸마르산(산도조절제), 황산알루미늄칼륨(산도조절제) 등 식품첨가물 3종의 경우 1일 허용 섭취량을 초과해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의 식품첨가물이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살펴보면 합성보존료의 경우 몸 속에 들어가 기관지염, 천식 및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암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발색제는 구토, 발한, 호흡곤란을, 산화방지제는 칼슘 부족증과 위장장애, 콜레스테롤 상승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합성보존료에는 소르빈산·안식향산나트륨, 합성감미료는 사카린나트륨, 산화방지제는 아황산나트륨, 인공조미료는 L-글루타민산나트륨, 발색제는 아질산나트륨·질산칼륨, 표백제는 아황산나트륨, 유화제는 소르비탄지방산에스테르 등이 있다.

◇ 다음은 여성환경연대가 제안하는 체크리스트.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 뒷면에 적힌 식품첨가물의 종류를 확인할 것.

▷각종 식품첨가물이 알레르기와 피부염, 아토피 및 아이들의 과잉행동장애(ADHD)와 연관된다는 것을 기억할 것.

▷음식을 조리할 때 천연조미료를 사용할 것.

▷패스트푸드를 멀리 하거나 먹는 횟수를 줄일 것.

▷식품첨가물의 종류에 관심을 가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