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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가격 폭락..제주 농가 주름살

올해 제주산 노지감귤이 2003년 이후 최저가격으로 떨어져 생산농가와 제주도에 비상이 걸렸다.

노지 감귤이 출하되기 시작한 지난 달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전국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는 10㎏당 8910원으로, 지난 해 1만620원에 비해 16.1%, 2005년 1만1690원에 비해서는 23.8%나 떨어졌고 2003년 이후 5년 사이 최저가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들어 평균 가격이 7100원까지 내려가는가 하면 품질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감귤의 경락가는 3천원선까지 떨어졌다.

감귤가격이 폭락한 원인은 올해산 노지감귤 출하량이 20일 현재까지 10만1433t으로, 지난 해 9만2319t에 비해 10% 증가한데다 감귤을 포함한 과일이 전반적으로 풍작을 이뤘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확을 앞둔 시기에 자주 비가 내리고 일조량도 적은 탓에 감귤의 품질에 크게 떨어져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은데다 일부 생산자나 상인들이 강제착색한 감귤 등 불량감귤을 유통시켜 소비 둔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시민.사회단체를 상대로 대대적인 감귤소비촉진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서귀포시는 판촉활동에 활용할 당도 10% 이상의 고품질 감귤을 찾고 있으나 이런 고품질 감귤을 거의 확보하지 못할 정도다.

실제로 감귤유통조절명령에 따라 비상품감귤 유통이 금지되고 단속이 강화된 상황에서도 지난 19일 서귀포시 성산포항에서 반출되던 비상품감귤 7220㎏이 단속반에 적발되는 등 지금까지 비상품감귤 유통 154건, 강제착색 20건, 품질관리미이행 17건, 기타 7건 등 198건이 적발돼, 지난 해보다 100건이나 많은 적발 건수를 보이고 있다.

고문삼 한국농촌지도자서귀포시연합회장은 "태풍 '나리'의 피해복구로 열매솎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규격보다 작거나 큰 비상품 감귤이 많아져 일부 농가에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비상품 감귤을 출하하는 것 같다"며 "농가에서부터 비상품 감귤 출하를 자제해야 하고, 전체 출하량 조절을 위한 노력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비상품감귤 유통행위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모든 조직과 단체 등을 총동원해 감귤소비촉진 운동을 벌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