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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식품 버섯의 재발견


무기·단백질 등 영양 풍부 ‘산속의 소고기’
콜레스테롤 감소 성인병 예방·항암 효과
전문점 성황·산지 중심 버섯축제도 인기



‘산속의 소고기’로 불리는 버섯이 제철을 맞았다.

최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4t 분량의 칠보산 송이를 선물로 보내온 것을 계기로 버섯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은 봄부터 가을에 걸쳐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돋아나는 일종의 곰팡이 덩어리다.

엽록소가 없어 광합성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식물의 뿌리나 줄기에 붙어 자란다. 표고버섯은 참나무, 밤나무, 떡갈나무 등에, 느타리버섯은 활엽수에, 양송이버섯은 짚에, 송이은 적송에 각각 기생한다.

버섯은 무기질이 채소와 과일만큼 풍부하고 단백질이 육류처럼 들어 있어 서양에서는 ‘베지터블 스테이크(vegetable steak)’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미인들은 버섯을 ‘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했는가 하면 중국인들은 불노장수의 영약(靈藥)이라고 칭송했다. 로마의 폭군 네로 황제는 ‘버섯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유난히 버섯을 좋아해 따오는 사람에게 같은 무게의 금과 맞바꿔 주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세종대왕 시대에 식용인 송이, 표고, 진(眞耳), 조족이(鳥足耳), 약용인 복령, 복신(茯神)의 주산지를 ‘세종실록’에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봐 오래 전부터 이용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자생하는 버섯은 대략 1천 종이고 이 가운데 식용이나 약용이 100여 종, 나머지는 먹을 수 없는 독버섯들이다. 인공으로 재배해 시중에 나와 있는 버섯은 양송이, 느타리, 표고, 영지, 팽이 등 10여 종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식용버섯으로는 송이, 표고, 느타리, 팽이, 목이, 흰목이, 싸리, 능이, 갓버섯 등을 꼽을 수 있다.

식용버섯은 색깔이 현란하지 않고 결이 있어 찢어지며 악취가 나지 않는 데 비해 독버섯은 색이 화려하고 잘 부서지며 끈끈이를 내거나 유백색 즙이 나오며 냄새도 독하다.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이사장은 “식용버섯에는 비타민 B와 D의 모체인 엘고스테린과 감칠맛을 내는 구아닐산이 풍부해 혈액의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동맥경화와 같은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버섯은 날 것일 때 수분이 80~90%에 이르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소화율이 70~80%에 이를 뿐 아니라 항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찾는 이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30년생 소나무의 실뿌리에서 자라는 송이는 ‘일 송이, 이 능이, 삼 표고, 사 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향과 맛이 뛰어나 ‘버섯의 왕자’로 불린다.

송이가 귀한 것은 다른 버섯에 비해 인공으로 재배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9~10월 추석 무렵에 잠깐 나오기 때문이다. 값이 너무 비싸 서민들은 좀처럼 밥상에 올리기가 어렵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만 나는 송이에는 맛을 내는 성분인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식물성 섬유와 비타민 B₂, 다당류도 많이 편이다.

국내산으로는 경북 봉화, 영주, 울진, 문경, 상주와 강원도 양양, 인제, 명주, 삼척 등지에서 많이 나며 특히 양양 송이가 이름이 높다.

영양가가 높고 향이 독특한 표고는 혈압강하 효능이 있는 에리타데닌과 적혈구를 늘리고 빈혈을 방지하는 비타민 B와 D가 많이 들어 있다.

1960년 미국 미시간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표고의 렌티난 성분이 면역 체계의 기능을 높이는 항 바이러스 물질임이 밝혀졌다.

화강암 절벽에 붙어 사는 석이버섯은 강원도 깊은 산 암벽에서 많이 채취하며 맛이 담백해 튀김요리에 많이 쓰인다.

혈액의 응고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는 목이버섯은 심장병이나 뇌졸중 예방에 좋고 유럽이 원산지인 양송이와 느타리는 향이 송이보다는 못해도 싸고 흔해서 많이 이용된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음식 100가지’(한복진 지음·현암사 펴냄)에 따르면, 약용으로 쓰는 영지는 항암, 항염증, 혈압조절, 면역기능 강화, 간 기능 향상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본초강목’에는 영지를 “장복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아 오래 살게 돼 신선에 이르게 한다”고 적혀 있다.

또 한방에서 폐결핵과 신장병의 특효약으로 많이 쓰는 동충하초는 겨울에 곤충에 기생하다가 여름이 되어 곤충이 죽으면 그 자리에서 나는 기이한 버섯이다.

이밖에 상황은 이뇨에, 복령은 이뇨와 수종에, 맥각은 부인병에, 흰무당버섯은 항균성 약재로 널리 쓰였다는 것이다.

최근 버섯의 탁월한 영양가와 약용가치에 대한 연구결과가 차례로 나오면서 산지를 중심으로한 버섯축제가 잇따라 열리는가 하면 버섯음식 전문점도 다투어 생겨 인기를 끌고 있다.

우선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전북 완주 우석대에서 열린 ‘세계버섯 페스티벌’은 세계 각국의 버섯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대규모 행사다.

버섯요리 만들기, 인간과 버섯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 등으로 꾸며진 이번 축제엔 국내외 버섯전문가와 관련산업 종사자 3만여 명이 참석했다.

버섯전시회와 버섯품평회로 관람객 1만여 명의 눈길을 사로잡은 제9회 ‘경주버섯축제’(10.13)를 비롯해 울진송이축제(9.28~30), 양양송이축제(9.29~10.3), 봉화송이버섯축제(9.29~10.2), 도원버섯마을축제(10.7) 등도 일반인의 참여가 높았던 행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