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평양에 남북합작 '치킨 1호점' 등장

"먹는 것으로 하나되면 남북통일도 가깝지 않겠습니까. 닭 사업으로 민족 화합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북한 평양에도 생맥주에 치킨을 주문하면 오토바이를 이용해 배달해주는 '치킨 프랜차이즈' 1호점이 남북 합작으로 들어선다.

서울에서 '맛대로촌닭'을 운영하는 최원호(48) 사장은 오는 15일 평양시내 개선문 인근에 북한 1호 점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점포는 평양식과 서울식을 합쳐 양념 튀김과 통구이 등 12가지 종류의 닭음식과 대동강생맥주를 판매하며 남한과 같이 전화를 통해 주문을 받은 뒤 오토바이 5대로 평양시내 구석구석에 배달도 한다.

생닭은 북한 현지에서 공급받지만 양념과 튀김가루, 포장지는 남한에서 보내고 개점과 함께 광고 전단지도 뿌릴 계획이다.

100여평 크기에 테이블 50여개로 한꺼번에 200여명을 수용할 수 점포에는 지난 6개월간 최 사장 밑에서 각종 요리법을 전수받은 중국 조선족 1명을 기술자로 배치하고 종업원으론 북한 현지 주민 20여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민간이 개인 돈을 갖고 (대북사업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려니 힘들었다"

최 사장은 2005년 11월 첫 방북을 통해 이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지 꼬박 2년만에 결실을 봤다.

당시 그는 지인을 통해 북한 해외동포원호위원회 관계자를 접촉한 뒤 6차례나 방북한 끝에 최종적으로 북한 락원무역총회사와 합작하게 됐다.

점포 건물은 락원측에서 준비하고, 내부장식과 기자재, 오토바이 등은 최 사장이 마련했다. 최 사장이 초기비용을 5억원이나 투자함에 따라 개점 후 수익은 최 사장과 락원측이 7대 3의 비율로 나누기로 했다.

닭고기 가공.유통사업을 16년째하고 있는 최 사장은 "국내에서 닭고기 유통.가공 사업을 하면서 미국, 유럽, 동남아에서 많이 수입을 했는데, 이런 닭을 북한에서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우선 북한에 치킨점부터 내게 된 것"이라고 점포 개설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중졸 출신이지만 국내에 약 70개의 체인점을 개설하는 등 사업에 크게 성공해, 신정아씨 사건을 계기로 '학력 위조 사태'가 번질 당시에는 언론으로부터 자수성가한 인물로 조명받기도 했다.

최 사장은 "이번 체인점이 성공하면 평양에 2호, 3호점을 잇달아 연 뒤 중국 시장에도 들어갈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세계적인 한민족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어 보는 것이 꿈"이라고 피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