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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든 지렁이로 우울증…위자료 줘야"

라면을 먹다가 발견된 지렁이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겪었다면 판매업체는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박정제 판사는 조모씨와 조카 이모양이 컵라면 제조ㆍ판매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치료비 68만여원과 위자료 2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컵라면에 지렁이가 들어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불쾌감을 줄 수 있고, 사회통념에 비춰 볼 때 그 컵라면이 비위생적이고 신체적ㆍ정신적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데 의심할 여지가 없는 만큼, 제조물 결함으로 발생한 손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조물책임법상의 제조품의 결함이 존재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는 컵라면에 들어가는 수프 및 기타 재료 등을 하청업체들로부터 납품받아 최종적으로 컵라면이라는 새로운 완성 제품을 만들어 냈으므로, 컵라면에서 발견된 지렁이가 하청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재료에 포함돼 있었다 해도 제조물책임법상 피고는 컵라면의 제조업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조씨는 자신이 먹던 컵라면 안에서 지렁이를 발견하고 난 다음부터 심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우울증까지 걸렸으므로, 컵라면의 결함과 조씨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지출한 치료비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