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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나

동아제약 "의결권 분리매각 문제없어..법원이 판단할 것"

동아제약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는 현 경영진이 자사주를 의결권과 사채로 분리매각하는 편법적인 방법을 통해 의결권을 확보했으며 또 다른 대주주인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도 이에 대해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강문석 대표는 22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제 주총안건 자문기관인 ISS와 우리투자증권의 계약서 초안에 따르면 동아제약이 부족한 의결권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주를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에 매각하고, 이 페이퍼컴퍼니가 교환사채와 의결권을 분리해 매각한 후 의결권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법상 주식에서 의결권을 분리할 수 없도록 돼있어 역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했다는 설명이다.

당초 동아제약은 교환사채가 해외 투자자에게 모두 팔려나가 의결권 확보를 위한 자사주 매각이라는 강 이사측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으나 강 이사측의 주장에 따르면 해당 자사주의 의결권을 매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 이사는 또 "ISS 보고서를 통해 의결권이 교환사채에서 분리됐음이 확인됐고 우리투자증권의 계약서 초안에도 의결권을 동아제약과 동아제약 우호세력에게 매각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31일로 임시주총 표대결에서 12%의 지분을 가진 한미약품의 지지를 확보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강 이사는 "임성기 회장이 교환사채 발행에 대해 현 경영진에게 항의를 했다고 들었다"며 현 경영진에 비판의 화살을 돌리면서도 "임 회장님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고 대답을 회피했다.

현재 한미약품이 강 이사측을 지지할 경우 강 이사측이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한미약품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시주총에서 강 이사측이 추천한 5명의 이사 가운데 4명 이상이 이사 선임이 가결될 경우 동아제약 경영진이 교체된다.

그러나 동아제약은 이날 연이어 같은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주 매각과 교환사채 발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은 "네 가지 자금조달 방법을 검토한 결과 자사주 매각이 금리와 주주이익 측면에서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며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의결권을 분리하는 것은 다른 기업들도 쓰고 있는 방법으로 의결권 분리가 문제될 사안은 아니다"고 맞섰다.

우리투자증권이 작성한 계약서 초안에는 의결권이 동아제약 및 우호세력에 매각하기로 돼있다는 내용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김 사장은 반박했다.

특히 한미약품 임 회장이 교환사채 발행에 대해 '항의를 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항의를 하신 것은 아니며 교환사채 발행에 대해 설명을 해드린 적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아제약이 지난 18일 강 이사가 무이자로 20억원을 빌리면서 등기이사직을 약속했다고 폭로한 데 대해 "과거의 잘못에 대해 후회하고 있고 마음 깊이 잘못을 인정한다"며 "주총 이후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