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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칼럼 - 기부행위의 대접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사유재산 제도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해 주어서 더 열심히 하고 더 스마트하게 일하도록 만든다.

결국 더 많이 갖고 싶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것이다. 이 같은 면에서 북한과의 통일비용도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북한 지역에서 사유재산 제도를 실시하고 북한주민들이 시장 경제를 배우기만 하면 훨씬 빠른 속도로 북한 주민들의 소득이 늘어나갈 것이라는 것이다.

과학 문명의 변환기를 맞아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되면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많이 열리고 있지만 대부분 자본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가 열려도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들은 거의 헤어날 길이 없다.

재벌의 자손과 친인척들은 모두 재벌이 되어가는 동안 자본없는 사람이 사업에 성공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김밥을 만들어 편의점에 납품하는 사업마저도 편의점을 소유한 재벌의 친인척이 맡아한다니 결국 대부분의 사람이 직장을 갖는 것만도 감사해 하면서 근근이 먹고 살아 돈이 없게 된다.

또한 돈의 이동은 거침이 없어서 한나라의 수상을 지내다 쿠데타로 정권을 잃은 사람도 그의 돈만은 안전하게 다른 나라에 가서 계속 그에게 돈을 벌어주는 것같이 결국 부자는 어떤 경우에도 부자로 남을 수있는 환경이 만들어진것이다. 돈은 주인의 도덕성과 상관없이 계속 그에게 돈을 벌어주며 여러 가지 부작용을 만들어낼 것이다.

만일 이같은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자본주의에 대항해서 생겨났던 공산주의나 사회주의가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이해하지 못하였고 그 점에서 비교우위를 가진 자본주의에 패한 이후 그 대안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심지어 세계적인 전문가마저도 그 문제점을 이해하면서도 해결책은 선뜻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세금을 높이면 일을 더 많이 더 잘 하려는 의욕을 꺽게 되는 것이니 무작정 세금으로 걷어 들일 수는 없다. 오히려 미국과 같은 나라는 상속세를 폐지하려는 움직임마저 있다. 결국 넘쳐나는 자본은 계속 돌아 다니며 부작용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공산주의가 무너진 뒤에 자본주의라는 대안이 있었기 때문 그렇게 큰 부작용이 없었다. 그러나 만일 자본주의 체제가 무너진다면 대안부재로 인한 엄청난 부작용으로 세계는 큰 고통과 슬픔을 겪게 될지 모른다. 따라서 우리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줄여 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으로 가장 바람직한 것은 '기부의 활성화'이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세금으로 돈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돈을 “내어 놓는 것”이다. 그 많은 돈을 어차피 다 쓰고 죽을 수도 없을 것이니 돈을 “소유하고 있는 만족”보다 돈을 “기부하는 데서 오는 만족”이 더 크도록 만들면 된다. 그리하여 돈이 한 계층에서 머물러서 “어혈”이 되어 뭉쳐 있지 않도록 “돈의 어혈”을 풀어서 순환을 시켜야 한다.

돈을 많이 기부한 사람에게는 사회적으로 특별한 존경과 대우를 해 주어야 하고 그들의 뜻이 순수하다면 끝까지 그 뜻을 지켜주어야 한다. 재산이 많이 있어도 기부하지 않는 사람을 우리가 존경하거나 대접할 필요가 없고 높은 자리를 지냈지만 훌륭한 일을 해 낸 일이 없는데 대접할 필요는 없다.

큰 돈을 기부한 사람들이 쉽게 알려지고 대접받지 못하고 그들의 뜻이 쉽게 왜곡되고 훼손되는 것은 크게 우려할만한 일이다. 다른 잠재적 기부자들을 기부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분들이 기부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으며 주위의 반대를 잠재우는 일 또한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생각을 실천한 어느 기업인은 “재산의 사회환원에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그가족의 반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우리가 기부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기부의 활성화'가 자본주의의 독성을 해독하는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고 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