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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식자재 '검은 커넥션' 있나

한우 수의계약 마진율 입찰제 보다 최고 1.5배 높아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던 학교급식 식재료 전자입찰제가 학교 측과 기존 납품업자들의 반발로 납품계약 만료 후 자체 계약방식으로 바뀌면서 부정거래 우려를 낳고 있다.

급식 및 식자재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학교급식 식재료의 전자입찰방식은 업자 간 경쟁으로 인한 저질 식재료 납품과 업체 간 몰아주기 식의 짬짜미 가능성 문제로, 수의계약방식은 학교와 공급업자간의 비리 우려가 있어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 교육청은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는 학교급식 식재료 조달이 학교급식관련 비리행위 예방과 비대면 납품업체 선정을 통한 공정성, 투명성 확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오는 2학기부터 인터넷을 통한 경쟁 입찰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업무 과중 등을 이유로 일선 학교들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전자입찰제의 도입이 무산돼 식재료 공급업자와 학교 관계자의 검은 거래 발생 우려가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한 식재료 공급업체의 관계자는 “학교와 수의계약이 체결된다면 학교가 단가를 시장조사해서 업체 간 비교가 돼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수의계약으로 선정된 업체는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에서 다른 업체보다 비교우위가 있어야 하는데 별 차이가 없거나 떨어지면서 가격을 높게 받는 경우가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자입찰이냐 수의계약이냐에 따라 같은 제품의 견적 차이가 크게 나기도 한다”며 “수의계약으로 얻은 폭리가 학교와 업체 간의 검은돈으로 쓰인다는 소문이 돌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쇠고기(한우) 양지(국산 냉장 3등급이상 국거리)와 쇠고기(한우) 우둔(국산 냉장 3등급이상 불고기)의 경우 G2b 평균 견적가는 각각 1만4500원, 1만 3500원이었으나 수의계약 평균 견적가는 각각 2만2000원, 2만1000원 수준으로 1.5배 정도 차이가 났다.

또 돼기고기 목살(국산 냉장 c등급이상)과 삼겹살(국산 냉장 c등급이상)의 경우에도 G2b평균 견적가는 각각 7000원, 8500원이었으나 수의계약 평균 견적가는 각각 9500원, 1만2500원으로 1.4배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식재료를 전자입찰에 붙일 경우 마진율이 10~15%에 불과한데 비해 수의계약의 경우 마진율이 40~50%에 달해 마진에 따른 부당 수익금이 어디로 흘러가겠냐는 것이 급식업체들의 볼멘 소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자입찰제를 도입하려 했으나 일선 학교에서 입찰방식 전환에 따른 업무과중 등을 문제삼아 계약기간 만료 후 지방계약법령의 범위 내에서 학교실정에 맞게 계약 방식을 선택하도록 했다”며 “전자입찰이라고 해서 모두 최저가 낙찰이 아니며 수의계약도 금액에 따라 견적을 받아 최저가를 선택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학교식재료공급업협회 관계자는 “수의계약은 실사를 통해 업체가 선정되기 때문에 업체가 책임감을 가지고 시설과 인력 등에 많은 투자를 하지만 전자입찰은 이러한 보장성이 없다”며 “전자입찰로 바뀐다면 선정된 업체가 규모나 제품 확보 능력 등이 부족할 수도 있고 그동안 과감한 투자를 통해 업그레이드를 해온 업체들의 연쇄도산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교육청은 수의계약에 투명성이 문제가 있다면 학교관계자와 업체들과 간담회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을 해보고 전환여부를 결정해야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