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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도 국적 가려달라"

"쇠고기 뿐 아니라 돼지고기도 국산인지 수입산인지 알고 먹어야 한다"

식당에서 수입산 여부를 반드시 밝혀야 하는 '음식점 원산지 의무 표시' 대상에서 돼지고기가 제외되자 양돈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양돈협회는 8일 '돼지고기 원산지 표시제를 즉각 실시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육류의 57%가 돼지고기인 상황에서 돼지고기가 원산지 표시 품목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국민 건강과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돼지고기 원산지 표시제를 조속히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말 보건복지부는 쇠고기와 쌀 원산지 표시제가 의무 적용되는 영업장 면적 기준을 현행 '300㎡(약 90평)이상'에서 '100㎡(약 30평)이상'으로 낮춰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또 현재 '구이용'으로 한정된 품목을 탕, 찜, 샤브샤브 등까지 늘리는 방안을 향후 식품위생법 개정안 처리 결과를 봐가며 추진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양돈업계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원산지 표시제가 확대되면 돼지고기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내심 기대했으나, 결국 '쇠고기와 쌀'이라는 기존 적용 범위가 유지되자크게 실망하는 모습이다.

국내 양돈 농가 입장에서는 쇠고기와 마찬가지로 돼지고기 역시 국산과 수입산의 구분이 엄격히 이뤄져야 차별화를 통해 국산이 제값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양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돼지고기는 무려 21만600t에 달했고 이 가운데 44%, 9만2600t이 삼겹살이었다. 같은 해 국내 삼겹살 생산량이 14만3000t이므로 국내 시중에 유통되는 삼겹살의 약 40%가 수입산이라는 얘기다.

이를 근거로 양돈협회측은 최소한 삼겹살을 취급하는 음식점 가운데 3분의 1은 수입 삼겹살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협회는 "더욱이 올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수입육 증가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돼지고기를 원산지 표시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돼지고기 수입은 '폭증'하는 추세다.

농수산물유통공사와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돼지고기 수입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나 늘었고, 특히 삼겹살의 경우 수입량이 3만1653t에서 5만684t으로 77%나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