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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서 장뇌삼 대량 재배 성공

한라산 중턱의 숲속에서 장뇌삼이 대량으로 재배돼 제주의 특산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한라산장뇌산양산삼영농조합법인 이형세(44) 대표는 지난해부터 매일 한라산의 장뇌삼밭으로 출근하고 있다.

농산물유통업을 하던 그가 장뇌삼 재배에 처음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다.

당시 제주도수목시험소가 한라산 해발 500∼800m 국유림지대에서 장뇌삼을 실증시험재배한 결과 한라산에서 장뇌삼 재배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이씨는 '바로 이것'이라고 직감했다.

그는 한라산에서 장뇌삼 재배를 처음 연구한 수목시험소의 김철수 소장을 만나 자문을 받고 장뇌삼을 재배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 뒤 장뇌삼 재배가 가능한 최적지를 찾아 한라산 구석구석을 누비며 5개소에서 시험재배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그동안 장사를 하며 번 돈으로 사 두었던 땅을 차례로 팔아가며 4억원 가량을 투자했고 수차례 좌절하기도 했다.

그 때마다 부인과 형제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이씨를 미친 사람처럼 취급했지만 그는 한라산 중턱에서 남모르게 자라나는 장뇌삼을 보면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마침내 6년여의 시험 재배를 통해 노하우를 터득한 뒤 지난해 10월 그동안 발품을 팔아 눈여겨 봐뒀던 국유림 5.5㏊를 임대해 시험재배지에 흩어져 장뇌삼 대부분을 옮겨 심었다.

현재 이씨의 장뇌삼밭에는 3년근 이상되는 장뇌삼이 4만그루 가량 재배되고 있으며, 제일 오래된 것은 8년근으로 8년근은 시중에서 10만원 안팎에서 거래된다.

그는 4월에는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제주시 신제주 지역에 조그만 매장을 내 '한라산 장뇌삼' 홍보를 시작했다.

이제 이씨에게 가장 큰 문제는 장뇌삼 도난을 방지하는 것이다.

숲이 우거지고 인적이 드문 국유림에서 장뇌삼을 재배하다 보니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수시로 훔쳐가 낭패를 본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한번에 3년근 500여뿌리를 도둑맞은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이씨는 "한라산은 부엽토가 많은데다 화산회토여서 배수가 잘돼 육지부에 비해 뿌리의 생육이 좋고 사포닌 성분도 많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제주를 찾은 외국인들이 가지고 갈 수 있는 특산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장뇌삼을 재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 이외에도 5명 가량이 한라산에서 장뇌삼을 재배하고 있으나 소규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