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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단체급식 이대로는 안된다 불꽃튀는 시장 각축전

5조원 시장 놓고 대기업·중소기업간 격전
위생·물류 등 자본력에 의한 브랜드 싸움


산업체 - 가장 큰 1조원 규모로 대기업 장악
초·중·고 - 20% 수준, 선점경쟁 가장 치열할 듯
대 학 - 전체의 40%가 수도권 지역에 편중
병 원 - 외부 위탁 기피서 벗어나 대기업 군침
관공서 - 위탁률 높지만 수익성 상대적 미흡


◇단체급식 조리장면

수익성 높은 위탁시장에 대기업의 진출이 가속화됨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위탁급식 시장 규모는 올해 2조원에서 내년에는 10% 늘어난 2조2천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전체 5조1천억원의 42%에 이르는 수치다. 그러나 수익성 높은 산업체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이들의 경쟁은 병원ㆍ학교 부문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단 대기업들은 이미 선점한 산업체 시장을 토대로 물류ㆍ유통 시스템 등 인프라 강화와 함께 떠오르는 병원부문과 열세에 있는 학교급식시장 침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중소 위탁업체들은 업체별 규모에 맞는 사업장을 비롯 학교급식에서 경영효율과 노하우 축적에 힘쓰는 한편 중소규모에 따른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틈새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또 병원시장에 대비해 업체 제휴를 통한 병원 전문업체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급식관리협회의 임채홍 회장은 “과거 금융감독원에서 대기업의 급식사업 참여를 비판했으나, 급식산업이 단순한 밥장사가 아닌 위생ㆍ물류 등 자본력에 의한 노하우가 필요한 산업이다”라며 “중소업체들도 이같은 기술축적, 인프라 구축 추진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LG아워홈의 한 관계자도 “IMF 이전에 대기업 진출에 대한 반감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경영효율 면을 고려해 아웃소싱이 활발하게 추진되면서 구매력과 위생시스템, 유통시스템 등을 갖춘 사업장에 맞는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대기업의 강점을 피력했다.

일단 위탁업체별 기업규모로 보면 현재 대기업이 전체 시장규모에서 25~35%, 위탁 중 전체 위탁급식매출의 65%인 약 1조5천억원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 에버랜드·현대 G-net·LG 아워홈 등이 그룹계열사 및 관계사를 캡티브시장으로 선점했고, 한화국토개발·신세계FS·제일제당 CJFS·풀무원 ECMD 등이 그룹의 캡티브화로 위탁시장에 적극 진출해 주력 시장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은 대기업과 중ㆍ고교 학교급식 중심의 중소기업으로 양분화됐다.

부문별 동향을 보면 현재 산업체 시장의 총 규모가 약 2조3천억원 수준으로 전체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시장규모가 크고 오래된 이 부문은 시장규모도 약 1조원 수준으로 위탁률이 43%에 이르고 있다. 산업체 급식의 대부분은 공장과 오피스 등으로 상당부분 위탁급식으로 전환된 상태로 향후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떨어질 전망이다. 업체 규모별로는 1식 2,000식 이상급 사업장의 경우 대기업이, 1,000식 이하는 대부분 중소 위탁전문업체가 맡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많은 중소전문업체 사업장이 대기업으로 전환됐다. 향후 경쟁력 없는 중소업체들의 탈락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양적 팽창보다 환경변화에 대응, 기존 운영점포의 식수를 증대시키고 고객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운영방법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중소업체가 대기업에 비해 크게 강한 초·중·고등학교 등 학교급식은 최근 급격히 성장하며 시장규모가 1조 6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현재 위탁율이 20% 수준에 불과해 향후 가장 큰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학교급식은 낮은 단가와 과도한 투자요구, 적은 급식 일수 등으로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아 참여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벨라고매의 김복수 부사장은 “현재 학교급식의 경우 유독 중소 위탁 전문업체가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는 대기업에 비해 신속한 의사전달 결정 과정이 반영된 때문”이라고 했다. 업계는 또 대기업들이 학부모ㆍ학생 등 민감한 의견에 따라 기업 이미지 타격이 크고, 이를 반영할 신속한 대응이 상대적으로 힘들어 사업 확대를 보류하고 있는 탓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직원도 “급식문제 논의를 위해 위탁업체에 연락하면 중소업체는 사장이 달려와 바로 시정조치 한다. 그러나 대기업의 경우 과장급 직원이 태반이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급식 부문은 전체 시장규모가 8천억원 수준으로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위탁화 진전이 더뎌 향후 성장성이 가장 큰 시장이다. 병원급식은 그 특성상 관리가 까다롭고 철저한 위생관리가 요구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이 많아 외부 위탁을 꺼려왔으나 병원의 경영 합리화와 고객서비스의 향상을 위해 점진적으로 위탁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학교 급식의 시장규모는 2,470억원 수준으로 그 중 54%인 1,300억원 정도가 위탁시장으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시장은 전체의 40% 정도가 서울ㆍ경기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전체 급식시장 중 위탁율도 가장 높다. 그러나 운영측면에서 볼 때 대학 시장은 저단가와 낮은 운영일수, 식수예측의 불안정 등으로 적자 운영하는 업체가 많아 가장 운영이 어려운 실정다. 주요 고객인 학생 측에서 볼 때도 저 단가에 따른 상대적인 급식의 질 저하 등으로 고객만족이 잘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방에 진출한 몇몇 대기업들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 열세인 인프라와 경영환경으로 인해 중소업체에 수주를 빼앗기기도 했다.

관공서 시장의 경우, 시장규모가 1천400억원 수준으로 이 중 약 50%가 위탁으로 전환됐다. 관공서는 IMF후 경비절감의 필요성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위탁화가 진전된 분야이나 낮은 식단가로 수익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