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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단체급식 이대로는 안된다 악전고투하는 전문업체들

소규모 위탁 사업장까지 경쟁적 진출
대기업 침투, ‘직영전환’ 겹쳐 2중고


한차례 100식 규모 업장까지 치고 들어와
한 사업장만 빼앗겨도 경영환경 급속 악화
중소 단체급식 업체들이 대기업의 시장확대 전략에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업계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업계는 국내 급식시장의 위탁화가 계속 진행되나 수익성 높은 주력시장의 위탁화 완료, 대기업 마켓셰어 증대에 따른 경쟁격화 등 향후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중소전문 위탁업체들은 산업체 시장서 밀리고 주요 시장인 학교부문서 교육당국의 ‘직영전환’ 방침에 대기업 진출까지 가속화되고 있어 2중고에 직면해 있다.
한국급식관리협회의 임채홍 회장은 “산업체 시장서 CJFS 등 일부 대기업은 일식 100식 규모 업장까지 진출해 중소업체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1천식 이상 규모에서 함께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으로 중ㆍ고등학교 급식시장을 겨냥, 앞선 브랜드 파워를 앞세우며 새로 운영시스템 등 인프라 확충을 꾀하며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체 시장서는 일식 100~500식 규모의 소규모 사업장까지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 위탁업체들은 500식 규모 한 업장을 빼앗겨도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된다”며 “단체급식은 업종 분류도 안된 상태에서 금융지원이 안돼 대기업에 비해 경쟁환경이 열악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급식사업은 총체적인 노하우가 필수인 사업인 만큼 대기업이 강점을 보일 수 있다”며 “경영과 운영 등 총체적인 효율면에서 앞선 대기업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또 많은 중소위탁 업체의 영양사, 조리사 등이 대기업으로 유출되고 있어 중소 위탁업체의 고충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또 업체규모 간 메뉴, 위생, 시설 등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이 편법으로 자본력을 앞세워 인테리어 등 급식관련 시스템은 물론 과도한 투자를 통해 중소 위탁업체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벨라고매의 김복수 부사장은 “대기업은 대량구매에 의한 구매력에 힘입어 값싼 외국제품 수입과 심지어는 중국산 김치를 수입해 저단가로 공급, 중소기업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면서 “외부에는 그럴싸한 포장으로 대량구매에 의한 저단가 구입 등의 PR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중소 위탁 업체들은 대기업과의 경쟁력에서 크게 뒤질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개 15년 이상 위탁급식 사업에 전념해왔기 때문에 운영 노하우는 물론 고객만족이 회사 사활에 직결되는 만큼 철저한 관리를 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학교급식 부문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주인정신에 입각한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으로 학교 요구에 대응할 수 있어 당일 메뉴도 즉흥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신속성을 자랑한다. 신천산업의 한 관계자는 “대구 모 대학 입찰경쟁에서 대기업인 신세계FS를 따돌리고 수주했다”며 “현재 지방의 경우 대기업은 시스템 정비 미흡은 물론 노하우에 있어 수도권 위상의 절반도 못 미치는 형편”이라고 했다. 물류유통에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단가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전산분야 등 효율적인 시스템에 있어 중소업체가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업계에선 대기업의 경우 일부 자사 제품 중 냉동ㆍ냉장식품의 경우 백화점 등 유통센터에서 반품을 받아 유효기간이 임박한 제품을 급식으로 돌려지고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대기업 중심 종합 푸드사化
시장 확대 경쟁력 강화
LG아워홈·삼성·신세계
앞다퉈 전열 정비


단체급식 분야 선두업체들이 종합푸드사를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물류ㆍ유통ㆍ위생 등 시스템 전반에 걸쳐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 1위의 아워홈은 e비즈 식자재 사업을 통해 급식사업 강화에 나섰고, 삼성에버랜드ㆍ신세계FSㆍCJFS 등도 물류센터ㆍ위생관리ㆍ인력교육 등 인프라 강화에 힘쓰고 있다. 김재선 아워홈 사장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식자재를 판매하는 한편 B2B와 B2C 사업을 적극 펼쳐 식자재 사업을 급식 부문과 연계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워홈은 급식부문서 철저한 수익중심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장지배력을 강화, 마켓셰어 1위를 유지하는 한편 식자재 부문서 ‘행복한 맛남’이라는 자체브랜드를 통해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푸드 포털 사이트 foodnara.com을 오픈, 이를 통해 식자재 중심의 B2B와 B2C 등 전자상거래 시장에 본격 나섰다.

단체급식 250여 사업장을 보유한 신세계푸드시스템은 최근 4ㆍ5월 20여개 급식장을 오픈하는 등 올해 40여개 사업장을 수주 개점했다. 규모 팽창에 따른 원활한 시스템 운용을 위해 현재 광주ㆍ대구에 운영 중인 물류센터 외에 물류와 전산처리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첨단 물류센터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휴사인 MEFOS사와 함께 직원연수, 메뉴개발, 구매 및 식단운영 노하우 등에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이 회사 하장근 대표이사는 “인력교육에 8억원을 투입해 위생부문 전문인력을 가장 많이 보유해 최고 인적자원 확보에 힘쓰고 있으며 또한 모니터제도·전자경매시스템 등 효율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CJFS는 식자재유통 부문서 이미 수직적 계열화를 완성, 위생관리 강화와 시장확대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통해 위생관리 협조를 받았으며, 시장확대 전략에 힘입어 현재 유통 대리점 및 단체급식 업장 수가 1천100여개점과 660여개점으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50개점, 50여개점이 증가됐다. 또 국내 단체급식 업계에서는 최초로 병원 지원부서를 운영하는 등 유망한 병원급식 부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위생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코젠바이오텍과 제휴해 식품 안전성과 분석검사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삼성에버랜드의 이강권 식품연구소장은 “제휴를 통해 위생부문을 강화해 단체급식 업계 선두자리를 확고히 하겠다”고 했다.

이밖에 풀무원 E-CMD는 기업정보포털(EIP) 시스템을 구축해 풀무원의 각 사업 부문 관계사를 연결, 업무처리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지식을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