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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사찰음식문화보존회장 선재스님

전국각지 강연활동 사찰음식 전도사 역할 충실


"모든 중생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면 그곳이 불국정토가 아닐까요?"

이달 29일 출범하는 불교 조계종 전통사찰음식문화보존회의 초대 회장을 맡은 선재(善財·선재사찰음식연구원장)스님은 "수행과 섭식은 하나라는 선식일여(禪食一如)의 사찰음식을 좀 더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리고자 모임을 만들었다"고 18일 말했다.

전통사찰음식문화보존회는 그동안 사찰음식의 연구·보급활동을 펼쳐온 사찰음식연구회 홍승스님, 금당사찰음식문화원 대안스님,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 적문스님 등을 주축으로 지난해 8월 관련 세미나를 개최한 이후 출범을 준비해 왔다. 준비모임은 지난해 9월 말 '한브랜드 박람회'에서 사찰음식전시 특별행사를 열기도 했다.

선재스님은 "불교 선식은 나와 중생이 하나의 생명체를 이루고 있어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는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내 것을 얻으려고 남을 해쳐서는 안되므로 농사를 지을 때 농약을 치거나 화학비료를 뿌리는 것은 부처님의 사상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음식이 사람의 성품을 만듭니다. 이를테면 맵고 짜게 먹으면 성질이 급해집니다. 부처님은 육류, 어패류, 파·마늘·달래 등 이른바 '동적인 식품'은 바깥으로 치닫는 마음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금했습니다. 이런 음식들은 익혀서 먹으면 음심이 많이 나고 날로 먹으면 성을 잘 낸다고 경전에 나와 있습니다."

선재스님이 전통사찰음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80년부터 경기도 화성 신흥사의 청소년수련원에서 비행청소년 등의 선도활동을 하면서였다. 사찰음식을 통해 섭생을 조절함으로써 문제아들의 정서불안이나 난폭한 성격 등이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이후 1994년부터 수원에서 사찰음식연구원을 운영하며 전국 각지로 강연활동을 다니는 등 '사찰음식 전도사'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선재스님은 "불교에서는 음식을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눈, 귀, 피부 등 온몸으로 먹는다고 한다"면서 "음식문화와 함께 삶의 태도나 주변 생활환경을 개선함으로써 환자가 건강을 회복하거나 비뚤어진 심성을 바로잡는 사례들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은 칠가식(七家食)이라 하여 탁발을 할 때 부자나 가난한 집을 가리지 말라고 했다"면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며, 무엇보다 식자제(食自制)가 곧 법자제(法自制)여서 음식을 절제하는 것이 수행이나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계절에 따라 제철 음식을 먹는다거나 하늘에 해가 떠 있는 시간에만 음식을 먹는 것 등도 불교식 섭생의 기본원칙에 든다.

조계종 총무원은 최근 웰빙 바람과 함께 무공해 사찰음식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전통사찰음식문화보존회의 연구활동 지원과 함께 사찰음식의 대중화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선재스님은 "모임 결성을 계기로 사찰음식 연구와 보급활동을 종단 차원에서 통일성을 갖고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불교음식문화에 대한 경전적 근거 수집, 사찰전래음식 채록과 녹취 등을 통한 표준교재 제작, 승려·공양주·일반인을대상으로 하는 전문가 양성 교육 등의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