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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무증상 감염자' 또 발생

질병관리본부 "감염 맞지만 보균자 아니다..확산 가능성 없어"
지난해 이어 두번째.."타미플루 복용이 `무증상' 도움 된 듯"


AI(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무증상 감염자'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확인됐다. `무증상 감염'은 몸 속에 바이러스가 침입한 흔적은 있지만, 감염에 따른 증상은 전혀 없는 경우를 말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AI가 발생한 전북지역 닭.오리 농장 종사자들에 대해 AI 바이러스인 H5N1 항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40대 중반의 1명(A씨)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11일 밝혔다. H5N1은 인체 감염이 가능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이다.

하지만 A씨는 AI 바이러스에 노출되기만 했을 뿐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없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규정하는 AI 환자나 AI 바이러스 보균자는 아니라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즉 AI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했지만 질병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AI 청정국 지위도 계속 유지된다는 게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실제로 A씨는 현재는 물론 AI 무증상 감염 당시에도 건강상 이상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씨는 농장에서 키우던 가금류가 살처분되는 AI 방역과정에서 AI 예방백신 `타미플루'를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팀장은 "A씨는 농장주의 가족 3명 중 사육시설 출입빈도가 높아 AI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기회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 초가 방역과정에서 타미플루를 복용한 게 무증상 감염에 그치게 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농장주 등 고위험군 85명 중 26명에 대해 검사를 끝냈으며, 나머지는 1월말 종료를 목표로 검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AI 무증상 감염자 발생사례를 볼 때 우리나라가 AI 위험지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속단해서는 안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 AI 무증상 감염자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03년 말부터 2004년 3월 사이 AI가 유행할 당시 가금류 매몰작업에 종사했던 2400여명에 대한 혈청검사를 통해 지난해 2월 말에 4명, 이어 같은 해 9월 중순에 추가로 5명의 무증상 감염자를 각각 확인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팀장은 "무증상 감염자들은 살처분 작업 때 부분적으로 AI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는 점 이외에는 건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다 AI를 전파할 위험요인도 없다"면서 "일반 국민이 이번 AI 무증상 감염자 발생 때문에 닭이나 오리고기, 계란 소비를 두려워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교토에서도 2004년 2월 AI가 유행했을 때, 이 지역의 농장주와 살처분 종사자 58명 중에서 5명이 항체 양성반응을 보였으며, 지난해 1월에도 77명의 AI 무증상 감염자가 발생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