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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첨가물, 아토피와 무관"

일부 “일관성 없는 실험결과 지적" 논란은 남아

아토피피부염과 식품첨가물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1회에 그친 실험결과이기 때문에 상호 연관성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식약청은 '식품첨가물 7종이 아토피피부염과 직접적인 상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식품첨가물과 아토피피부염 상관관계 확인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수행한 연구사업 결과에 기초한 결론이다.

식약청은 국립독성연구원의 주관하에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 5개 대학병원의 알레르기 전문가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표적 식품첨가물 7종(식용색소 적색2호, 적색3호, 황색4호, 황색5호, 차아황산나트륨, 안식향산나트륨, 글루타민산나트륨)의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식품첨가물 7종의 알레르겐 확인시험'을 목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는 총 174명(소아 122명과 성인 52명)의 알레르기 환자가 참가했다. 그 가운데 아토피피부염 환자(123명)와 비염, 중등도 천식, 경증의 만성두드러기 환자로 구성된 기타 알레르기질환자(51명)도 있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총 102명의 환자가 식품첨가물 7종이 첨가된 패치를 피부에 붙여 알아보는 첩보시험에서는 단 5명만이 양성반응을 보였다. 또 알레르기 환자 54명이 참가한 이중맹검경구유발시험에서도 식품첨가물과 알레르기 유발과의 상관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중맹검경구유발시험은 식품첨가물 7종을 넣은 시약과 색깔이 비슷한 오미자차로 만든 가짜약을 피시험자에게 각기 다른 날에 복용시켜 나타나는 증상을 평가하는 알레르기 반응실험이다.

이날 연구를 총괄 진행한 민경업 서울대교수는 "그동안 아토피피부염과 식품과의 연관성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며 "이번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과 식품첨가물의 상관관계 규명사업은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됐고 통계적 유의성도 확보했다"고 실험결과를 소개했다.

그렇다면 식품첨가물이 알레르기 질환과 완전히 무관한 것일까.

민 교수조차도 이번 실험이 1회에 그쳤고, 피시험자가 지속적인 실험을 원치 않아 실험적 한계성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과자의 공포' 프로그램을 통해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을 파헤쳤던 추적60분 측은 이번 실험결과가 일관성이 없다고 질타했다.

아토피피부염의 경우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이 수행됐을 뿐 중증환자에 대한 결과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추적60분 관계자는 보통 2~3회에 걸쳐 수행된 실험결과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이번 실험은 1인당 2일에 걸쳐 진행돼 신뢰성 확보에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식품업계는 식품첨가물과 알레르기성 질환과 뚜렷한 상관관계가 밝혀지지 않아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지난 추적60분에서 보여준 극단적인 상황이 일반인 모두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은 무리"라며 "유해성 논란에 사로잡혔던 합성 첨가물 대신 천연 첨가물을 과자류 등에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학회 및 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 보고해 국제적인 공신력을 확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