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표적인 대중주인 소주 값은 크게 오르고 맥주값은 내려 2007년 이후에는 이들 두 주종의 가격이 공장출고가 기준으로 같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류업체와 소비자들이 각기 시장 재편의 득실 계산과 가격 만족도에 따른 희비가 갈리면서 찬반 양론이 일 것으로 보여 향후 국회의 관련세법 개정 논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6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과 주류업계 분석에 따르면 제조원가 대비 주세율이 맥주는 현재의 90%에서 내년에는 80%, 2007년부터는 72%로 낮아지는 반면 소주와 위스키는 현재의 72%에서 내년부터는 90%로 오른다.

이에 따라 맥주는 병입 500㎖ 용량에 1천5원 가량인 공장출고가가 내년에는 945원, 2007년부터는 897원 선으로 내려가지만 360㎖ 용량의 소주는 800원 정도인 공장출고가가 내년부터 897원 선으로 올라 2007년부터는 두 주종이 같은 가격을 보일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특히 공장출고가 기준으로만 본다면 맥주값은 내년과 후년에 각각 5.97%, 10.74%씩 내리고 소주는 내년부터 12.12% 오르는 셈이다.

이같은 공장출고가는 올해 현재 맥주와 소주의 제조원가를 421원, 376원 선으로 잡아 불변으로 놓고 여기에 바뀌는 주세율과 주세율의 30%가 붙는 교육세를 합쳐 공장 공급가를 산출한 뒤 이에 10%의 부가세를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다만 유통 마진 등을 포함한 실제 소비자가격은 맥주과 소주의 현 유통마진율이 28%, 20%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각각 1200원, 1100원 정도가 돼 맥주가 여전히 약간 높은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당국과 업계 일각에서는 소주값이 내년부터 최고 1200원 가량으로 인상될 가능성을 짚고 있어 그동안 소비자가 느끼던 맥주와 소주의 가격 차이가 거의 사라진 것과 다름없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또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위스키인 500㎖ 용량의 12년산 임페리얼도 소비자가격이 2만5천원에서 내년부터 2만9천∼3만원 선으로 오르는 등 위스키 가격도 크게 인상될 전망이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 국의 경향에 맞춰 알코올도수가 높은 고도주는 고세율, 저도주는 저세율 원칙이 적용된 것인데다 지난해 발표된 세제개편안에 포함됐던 주세율 변화 로드맵이 큰 수정없이 실행된 것이어서 크게 문제삼을 것은 없다"면서도 "주류시장 변화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주, 위스키업체의 복수의 관계자들은 "술값에 붙는 세금 비율이 60%에 육박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특히 소주값의 경우 소비자들의 조세 저항이 적지않을 것이므로 이런 부분이 국회 논의때 크게 감안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