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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뭉치 라면' 공공의 적?

유통제품 나트륨 권장량 평균 59% 초과
"소금과 열량만 가득···대용식 자격미달"


서울환경연합의 라면의 나트륨 함유량 발표로 국내 라면 업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라면도 웰빙시류에 맞춰 변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윤선 교수는 “라면은 나트륨 문제뿐만 아니라 높은 열량에 비해 영양은 별로 없고, 식품첨가물에도 위해요소가 많다”고 라면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나트륨은 고혈압과 위장질환의 원인이 되며 스프뿐 아니라 라면에 들어가는 조미료에도 많아 더 이상 방치하면 국민건강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라면업계는 스프봉지에 ‘기호에 맞게 넣으라’는 안내문구를 삽입하는 등 나트륨 함량은 줄이면서 맛은 유지할 방안을 연구·모색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나트륨 함양은 식품공전에 따른 것이며 우리나라 나트륨 섭취 수준에 비하면 라면으로 섭취하는 나트륨이 많은 것도 아닌데, 국제기준에 맞춰서 그런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고, 오뚜기도 “현재는 경고문구(안내문구)나 맛을 바꾼다거나 스프 조절의 세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삼양라면은 “신제품으로 저염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고, 한국야쿠르트도 “지속적으로 나트륨 함량을 감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열량과 영양에 대한 대책으로 라면업계는 다이어트용 저칼로리라면과 영양을 보강한 콩기름 라면을 내놨다. 식품첨가물에 위해성에 대해 최근에는 건강에 좋은 성분을 넣은 라면을 선보였다. 그 외에도 올리브유가 함유된 유성스프를 사용하거나 기름에 튀기지 않은 면, 참기름, 참깨가 들어있는 라면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업계가 노력은 해 왔으나 더욱 건강에 좋은 라면을 개발하도록 힘써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보면 면과 기름을 바꾼 것이었지 나트륨양을 줄이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김혜영교수는 “웰빙 시대에 맞춰 라면도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아야 소비자들의 외면을 피할 수 있을 것이고, 이제 서서히 변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며 라면업계의 변화를 촉구했다.

라면 ‘환골탈태’해야

소금·열량 높은 반면 영양성분은 ‘별로’
사용 첨가물에도 위해요소 많고
컵라면 경우 환경호르몬 문제도


서울환경연합의 라면 나트륨 함유량 발표로 인해 라면의 안전성에 대한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문제가 제기된 라면업계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시중에 잘 팔리는 라면 11개는 몸에 안 좋은 나트륨 일일 권장치 평균 59% 이상이 함유돼 있고 조사제품 중 나트륨 기준치의 최고 77%에 해당되는 제품도 있었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 “이번에 불거진 나트륨 문제 말고도, 라면은 열량은 높으면서 영양은 별로 없고, 식품첨가물에도 위해요소가 많다”며 나트륨 이외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윤선 교수는 고열량과 영양 부족에 대해 “한끼 식사임을 감안해 라면으로 모든 영양소를 얻진 못해도 최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식자재를 써야 한다. 현재 라면은 극단적으로 말해 소금과 열량만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고, 환경운동연합 이지현씨는 “소화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필요한데, 라면에는 들어있지 않아 영양불균형이 심하다. 또 라면은 보통 김치 외에는 다른 반찬과 먹지 않기 때문에 라면 자체에 더욱 신경 써서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식품첨가물에 대해서도 “첨가물은 꼭 필요한 것 외에는 넣지 말아야 한다. 특히 조미료나 짠맛이 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라면은 기름이 산화되는 산패현상과 컵라면의 환경호르몬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라면업계는 즉각 대응에 나섰는데, 스프봉지에 안내문구를 삽입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은 나트륨을 감소시키면 제품 고유의 맛이 흐려지고 소비자들의 입맛에 잘 맞지 않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나트륨 함양은 식품공전에 따른 것이며 우리나라 나트륨 섭취 수준에 비하면 라면으로 섭취하는 나트륨이 많은 것도 아닌데, 국제기준에 맞춰서 그런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농심은 라면도 국제식품이라 WHO 기준을 전혀 무시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트륨 함량을 줄이면서 맛은 유지할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영양에 대한 개선으로는 “점차 기능을 강화하는 제품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며 업체의 노력 못지않게 소비자들도 좋은 제품을 선택해야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양라면은 “기존 제품의 나트륨 함량을 줄일 생각은 없고, 저염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굳이 WHO 기준에 맞출 필요는 없지만, 저염 제품을 통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뚜기도 “나트륨을 줄이면 일본 라면처럼 싱거워져 소비자 입맛에 안 맞는다. 현재는 경고문구(안내문구)나 맛을 바꾼다거나 스프 조절의 세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추세에 맞춰 건강식으로 갈 것이지만, 현재 기능성 라면은 마니아층 외에는 그다지 반응이 좋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야구르트는 “기존 포장지가 다 소진된 다음에 ‘소비자 기호에 따라 적정량에 스프를 첨가하여 조리하십시오’ 라는 문구를 넣을 것이고, 지속적으로 나트륨 함량을 감소할 계획”이라며 “원료에 기능 강화 제품을 넣도록 해 영양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동일하게 식품첨가물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식품첨가물에서 문제되는 화학조미료는 그 종류와 결합 시 위해요소가 발생될 수 있어 사용이 권고되고 있다.

고열량과 영양에 대한 대책으로 농심이 생생우동을, 삼양이 생우동을 저칼로리 다이어트용 으로 내놨고, 지난 99년 빙그레는 콩기름으로 튀겨 영양을 보강한 라면을 선보였다. 식품첨가물에 위해성에 대한 대처로 최근에 한국야쿠르트는 최근에 건강에 좋은 녹차 클로렐라 라면을 내놨다.

그 외에 올리브유가 함유된 유성스프를 사용한 농심 짜파게티, 기름에 튀기지 않은 삼양 바지락 칼국수, 참기름, 참깨가 들어있는 오뚜기 참깨라면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보면 면과 기름을 바꾼 것이었지 나트륨양을 줄이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그동안 라면업계는 겉포장과 과도한 광고로 라면이 나아졌음은 알리면서 실상 꾸준히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라면이 짜다는 얘기는 어제 오늘 얘기도 아니다. 모 식품처럼 스프 조절에 대한 언급도 없이 그동안 방치한 것이다. 그것도 자꾸만 먹고 싶어지는 자극적인 맛으로 중독 되게 만들면서 말이다.

식약청 박혜경 과장은 “라면업체에 나트륨을 최소화할 것을 요청했다. 앞으로도 업체에 영양표시를 하도록 조치하고, 국민 교육을 위한 계도 및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 식습관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라면에 나트륨 함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가 스스로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교수는 “라면도 건강을 중시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바뀌어야 한다. 올리브유까지는 아니어도 신선한 기름을 쓰는 게 좋다. 라면도 이제는 기호식품이다. 기호식품이면서도 대용식으로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교수는 “라면회사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고,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 변화에 따라 개선된 제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추후 라면이 기피식품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거세게 불어오는 웰빙 열풍에 발맞춰 이제 라면도 변화를 시도할 때가 왔다. 나트륨량을 줄이는 것과 더불어 라면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시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라면업계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다가 더 큰 것을 잃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전명희 기자/1004@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