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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저녁급식 도시락으로 떼워

교육부 '석식은 관리대상 아니다' 나몰라라

직영 "정부지원 없어 석식급식 운영 무리"
위탁급식업체 대부분 중·석식 제공과 대조


대부분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석식급식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전국의 인문계 고등학교는 1351개이고 학생수는 123만명이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이 중 100만명 정도가 자율학습과 보충수업 등을 이유로 학교에서 저녁을 먹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먹는 석식급식은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교육당국의 책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급식법은 정규수업 중에 이뤄지는 중식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기 때문에 석식은 관리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각 교육청들도 석식은 관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에서 석식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것은 직영으로 운영되는 학교의 경우 석식까지 운영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석식을 도시락업체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고등학교의 경우 650여개의 학교가 직영급식을 하고 있는데 이 중 400여개의 학교는 중식만 급식소에서 급식을 만들어 배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48만여명 정도의 고교생들은 저녁을 운반 도시락으로 급식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직영급식 관계자는 점심급식만 준비하려고 해도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일을 해야 하는데 정부의 지원도 없는 저녁급식을 한정된 인원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털어놨다.

반면 위탁급식을 하는 학교들은 업체들과 계약할 때 중식과 석식을 함께 하기 때문에 저녁까지 정상적으로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급식업계에선 현실적으로 저녁급식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면 법의 취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석식까지 관리·지원할 수 있도록 학교급식법을 개정하거나 석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위탁급식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급식업계 관계자는 “한참 자라는 학생들이 저녁을 찬 도시락으로 때우다시피 하는 것은 문제”라며 “직영, 위탁 논란 이전에 이런 부분부터 해결해서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