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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슬 향방 '10파전' 압축

매각 입찰 롯데 · CJ 등 10곳 참여
주요업체 "무리하지 않겠다" 밝혀
고가입찰 의외업체 등장 가능성도


올해 M&A(인수.합병) 시장 최대의 매물인 진로의 매각을 위한 입찰이 지난달 30일 오후 마감 결과, 10곳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진로를 누가 차지할지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진로 인수전에 참여해 예비실사를 마친 12곳 중 롯데, CJ, 두산, 대한전선, 대상, 동원, 하이트맥주, 태광산업 등 국내 업체가 컨소시엄 대표인 8곳은 모두 입찰에 참여했다.

또한 어피니티아시아퍼시픽펀드를 대표로 해 동양제철화학 중심으로 구성된 오리엔탈컨소시엄도 입찰에 참여했으며 CVC, JP모건, 서버러스 등 외국계 자본 중 1곳도 참여해 총 10곳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요 기업의 매각 입찰에서 10곳이나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어느 기업의 매각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롯데, CJ, 두산 등의 3파전 또는 4파전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예기치 않은 복병이 나타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입찰 가격은 당초 진로의 주요 채권자인 골드만삭스가 진로의 기업가치를 3조6000억원으로 평가하면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우려됐으나 롯데, CJ, 두산 등 주요 업체들은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입찰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진로 입찰 가격이 2조∼2조5000억원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입찰에 10곳이나 참여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점을 감안하면 예상외로 높은 가격을 써낸 업체가 나올 수도 있어 속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입찰을 하루 앞둔 29일 CJ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일본 기린맥주와 막판 결별하고 대한전선에 파트너로 참여했던 세계적 맥주업체 인베브도 컨소시엄에서 빠지는 등 입찰을 목전에 두고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간의 '이합집산' 또는 '하차' 현상이 벌어져 인수전 판도는 뚜껑을 열기 전에는 쉽게 점치기 어렵게 됐다.

CJ는 당초 기린맥주 외에 국내 신한은행과 손을 잡고 진로 인수를 추진했으나 기린맥주 대신 국내 사모펀드인 칸서스자산운용을 파트너로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가 입찰을 하루 앞두고 파트너를 바꾼 것은 서로의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되며, 그밖에 국내 주요 업체와 손을 잡았던 일본 업체도 결별하는 등 인수전 막판에 새로운 짝짓기가 진행됐다. 입찰결과 평가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는 4월 초쯤 통보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미 마련된 선정기준에 따라 제출된 입찰서를 평가, 1곳 또 는 복수로 선정해 개별통보하며 이 과정에서 예비협상대상자도 선정할 수 있다. 입찰서 평가에서 평가기준에 미달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인수 의향서 제출부터 절차를 다시 실시할 수도 있어 가격 등의 조건이 맞지 않으면 유찰돼 매각일정이 지연될 수도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행보증금 700억원을 예치하고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정밀실사 이후 인수대금의 10%(기납부 이행보증금 포함)를 예치하고 투자계약(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진로의 정리계획안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MOU 체결까지 1개월, 이 로부터 본계약까지 3개월의 일정을 잡아놓고 있어 이르면 7월까지 매각절차가 끝날 수 있으나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상태에서 점치기는 어렵다.

특히 소주시장의 55% 정도를 차지하는 진로의 시장점유율로 인한 독과점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가 어떻게 판단하느냐도 진로 매각 성사의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한 과당경쟁에 따른 국부 유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 진로 노동조합이 입찰 결과 선정될 우선협상대상자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도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명희 기자/1004@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