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이하 농식품부) 소속 국립종자원(원장 김기훈)은 국내에서 생산된 주키니 호박 종자 일부가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 변형 생물체(Living Modified Organisms, 이하 LMO)로 판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주키니(zucchini) 호박은 돼지호박 등으로도 불리며, 일반 가정에서 주로 소비하는 애호박, 단호박 등과는 다른 품목이다.
LMO 주키니 호박 생산량은 국내 총 호박 생산량(2021년 약 24만 3천톤)의 4% 수준이며, 3월 중 예상 출하량은 960톤으로 추정된다.
현재 승인된 LMO는 농업용(사료용)으로 콩, 옥수수 등 5개 품목, 식품가공용으로 콩, 옥수수, 유채 등 6개 품목이며 2022년 기준으로 농업용 940만톤, 식품가공용 165만톤 등 총 1100만톤 정도가 수입돼 사용되고 있다.
정부는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이하 「LMO법」)'에 의해 승인되지 않은 LMO 종자가 국내에 유통됨에 따라 3월 25일에 국무조정실, 농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종자원 등 관계 기관 합동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농식품부는 'LMO법'에 따라 해당 종자의 판매를 금지하고 회수했으며 농가에서 재배 중인 주키니 호박에 대해서는 보도자료 배포 즉시(3월 26일 22시부터) 출하를 잠정 중단시키고 전수 조사해 LMO 음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4월 3일부터 출하를 재개하기로 했다.
또한 소비자 및 유통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주키니 호박은 즉시(3월 26일 22시부터) 판매를 중단하고 3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전량 수거·매입을 추진하는 한편, 주키니 호박을 원료로 사용한 가공식품도 즉시(3월 26일 22시부터) 잠정 판매 중단하고 수거·검사 후 이상이 없을 때 판매를 허용할 예정이다.
이번에 승인되지 않은 LMO 종자가 발견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작년 외국산 주키니 호박 종자 수입 검역 절차에서 LMO가 발견됨에 따라 국립종자원은 국내에서 신품종 등록을 위해 출원되는 주키니 호박 종자에 대해서도 올해부터 LMO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내 A 기업이 신규 개발해 출원한 주키니 호박 종자가 LMO로 판정됐으며 해당 종자는 B 기업이 판매한 종자를 사용해 육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국립종자원이 주키니 호박 종자(121종)와 애호박 종자(126종) 전체에 대해 LMO 검사를 실시한 결과 B 기업의 주키니 호박 종자 2종이 LMO로 확인됐고, 애호박 종자에서는 LMO가 검출되지 않았다.
해당 LMO 종자 2종은 B 기업이 미국에서 승인된 종자를 수입해 국내 검역 절차 등을 밟지 않고 육종해 판매한 것으로, 2015년부터 최근까지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 참고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동식물검역국(APHIS) 및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 등은 해당 LMO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으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일반 호박과 같은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국내 전문가 자문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에서도 ’95년 이후 안전성이 확보돼 승인·섭취하고 있으며, 성분 등에 있어서도 일반 호박과 차이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섭취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었다.
국내 유통 종자에서 'LMO법'에 의해 승인되지 않은 LMO가 검출됨에 따라 정부는 외국에서 LMO가 개발 및 유통되고 있는 30여개 농산물 품목의 종자 전체에 대해 LMO 검사를 실시하고, LMO가 검출되는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판매 금지 및 폐기할 예정이다.
정부는 B 기업이 국내 승인 절차 없이 LMO 종자를 반입한 경위를 면밀히 조사해 위법 사항이 있을 경우 'LMO법' 등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계부처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철저하게 사후관리를 추진하고 현행 제도상 문제를 점검해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오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구매처 또는 가까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를 통해 소비자 반품 또는 보상 조치가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