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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1ℓ 3000원' 시대 온다...빵.과자.아이스크림 줄줄이 오를 듯

우유 원유 기본가 리터당 49원 인상...5.1%↑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내년부터 우유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흰우유 한 팩에 3000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우유가 들어가는 유제품, 빵, 커피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3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부터 우유의 도매가격에 해당하는 원유(原乳) 가격을 L당 49원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유 가격은 현재 L당 947원에서 996원으로 약 5.1% 오른다. 단, 생산자(낙농가)와 유업계 가격 조정 협상이 길어지면서 8월부터 조정된 가격을 적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해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L당 가격을 999원으로, 52원 올려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인상 폭은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시행 첫 해(L당 106원)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농식품부는 정부가 생산자, 유업계와 합의한 제도개편 세부 실행방안에는 음용유용 원유와 가공유용 원유의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 등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을 위한 필수사항과 그동안 불합리하다고 지적됐던 낙농진흥회 이사회 개의 조건을 개선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우유가 과잉이더라도 생산비가 상승하면 원유기본가격을 생산비 상승폭의 90~110% 범위 내에서 인상(생산비 연동제)해야 했으나, 가격협상 범위를 넓혀 생산자와 유업계가 시장상황에 맞춰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원유 수급상황이 심한 과잉인 경우 생산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유 기본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한 가공유 가격은 경영비 상승분을 고려하되 유업체가 실제 지불하는 가공유 가격과 국제경쟁가격과의 차액을 기준으로 시장 상황을 판단하도록 설계해 국내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우유와 유제품, 빵, 과자, 커피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 가격도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보통 우유 소비자 가격이 원유 가격 인상분의 10배가 반영되는 걸 고려하면 현재 L당 2700원대에서 30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원유 가격이 21원 인상되자 업계 1위 서울우유는 소비자가격을 200원 인상한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포털사이트 참가격 자료를 보면 현재 흰 우유 소매가격은 1ℓ에 2779원(서울우유)이다. 이번에 인상된 원유 가격을 그대로 더하기만 해도 소비자가격은 2828원이다.


우유가 들어가는 유제품, 빵, 과자, 아이스크림, 분유 등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치즈와 요구르트 가격은 인상됐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은 지난달 1일 치즈와 요구르트 가격을 20% 가량 인상했고 남양유업도 이달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10% 이상 올렸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이번 이사회 의결로 정부가 추진해 온 낙농제도 개편이 결실을 맺게 됐다"라며, “정부는 내년 시행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시장에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착실하게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