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이슈 브리핑] 지구를 살리는 식품...업사이클링 푸드의 미래는?

전세계 업사이클링 푸드 규모 70조원...2032년 110조원 전망
CJ제일제당, 업사이클링 푸드 전문 브랜드 '익사이클' 런칭
뚜레쥬르, 밀가루 대신 '밀기울.리너지 가루' 활용 식빵 선봬
"안전성 평가 부족...기술개발 투자.최종 제품 안전성 확보돼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맥주.식혜 부산물로 만든 '에너지바', 밀에서 밀가루를 얻고 남은 찌거기를 활용해 만든 '식빵'. 이처럼 버려지기 쉬운 식재료를 활용해 만든 식품인 '업사이클링 푸드(Upcycling Food)'가 식품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업사이클링 산업은 지속가능 사업과 윤리적 소비가 강화되면서 주목 받기 시작, 가구 및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 됐으며 최근에는 식품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 세계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530억 달러(한화 약 70조원)로 분석된다. 연평균 성장률 4.6%로 향후 2032년에는 약 833억 달러(한화 약 1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부산물이나 폐기물과 같은 상품가치가 낮은 자원 등에 새로운 기술을 투입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폐기되는 식품의 양은 약 13억 톤으로 식량 불안정, 재정적 손실 및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각 국가별로 식품 분야의 업사이클링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이 시도 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품폐기물을 배출하는 미국은 다양한 업사이클링 푸드 관련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2019년 10월 미국 업사이클링 푸드 협회를 결성해 2020년 5월 업사이클링 푸드의 정의, 2021년 1월 업사이클링 푸드 인증 기준 마련, 2021년 6월에 인증마크를 발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업사이클링이 활발한 사례로는 맥주를 만들고 나온 보리 부산물이나 각종 원재료의 껍질로 새로운 식품을 제조하는 경우다.
 

실제 미국 식품 기업 도프(Doughp)는 맥주를 만들 때 나오는 맥주박으로 쿠키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캐나다 식품 기업 더 스펜트 굿즈 컴패니(The Spent Goods Company)도 맥주박을 사용해 맥주 베이글, 바게트, 머핀, 크래커 등 제과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맥주박은 매립.소각시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시키는 문제가 있지만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많고 칼로리가 낮다는 장점이 있어 에너지바, 그래놀라, 제과 등 상품으로 업사이클링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업사이클링 푸드에 관심을 끌기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업사이클링 푸드 전문 브랜드인 '익사이클(Excycle)'을 런청해 깨진 조각 쌀과 콩 비지가 60% 함유된 스낵 제품 '익사이클 바삭칩' 2종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 7월에는 팝업스토어을 열어 업사이클링 푸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냈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착한 빵식 통밀 식빵'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원료 '밀기울'과 '리너지 가루'를 접목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논산 스마트팜에서 사용된 코코넛 폐배지를 업사이클링 업체를 통해 퇴비로 제조한 뒤 협력농가에 제공했다. 신세계푸드는 해당 친환경 퇴비로 재배한 농가의 농작물을 구입해 제품 생산에 사용할 예정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업사이클링 푸드도 출시되고 있다. 못난이 채소 및 곡류 부산물을 활용한 반려동물 간식과 생태계 교란어종을 원료로 가공한 사료 등이 대표적이다. 


로렌츠는 못난이 채소를 원료로 한 반려동물 간식 '못난이 채소껌'을 출시해 육류 알레르기에 취약한 반려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밸리스는 생태계 교란어종인 배스를 원료로 반려동물 영양제 '만능오일'을 선보였다.


소비자 역시 식품 폐기물로 생산된 업사이클링 푸드가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인식했다. 영국의 트렌드 리서치 전문 기업 민텔(Mintel)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70%가 식품폐기물로 생산된 식품이 환경.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다만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인식 제고와 업사이클링 푸드 공정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안정성 확보는 해결해야할 숙제다. 업사이클링 푸드는 식품 부산물 및 상품 가치가 낮은 농산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재료 공정을 위한 기술 개발이 필수다. 현재는 업체에서 부산물에 함유된 성분을 추출 및 발효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지만 소비자 안전을 보장하는 신제품 적합성 및 안전성 평가는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을 해치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는 윤리적 소비가 새로운 쇼핑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버려지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산업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라며 "향후 식품 시장에서 업사이클링 푸드가 일반 식품을 대체재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투자 및 식품 부산물과 이를 활용한 최종 제품의 식품 안전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