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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식약처, 한성식품에 맡긴 위생 자율평가...결국 썩은김치로

배추.무 등 불량 식재료로 김치 제조 영상 공개돼 논란
문제 공장 2006년 김치류로 해썹 인증...2019년 재인증
식약처.진천군 등 2010년 8월 이후 현장 지도.단속 없어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한성식품(대표 김순자)이 변색된 배추와 무 등 불량 재료로 김치를 제조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020년 8월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강립)와 해당 지자체인 진천군(군수 송기섭)은 해당 공장에 대한 위생 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의 허술한 관리가 이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3일 식약처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성식품은 작업자가 거뭇거뭇하게 변질된 배춧잎을 벗겨내 김치를 만드는 등 불량 재료로 김치를 만드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찍은 영상에는 포기김치용 배추가 얼룩덜룩해져 있다. 작업자들은 "쉰내가 난다"고 폭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무 역시 상태가 좋지 않아 작업자가 신선하지 않은 부분을 도려내니 남은 무 모양은 죄다 울퉁불퉁하고 잘라놓은 무 흰색 단면에 보라색 반점이 가득했다.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에는 애벌레 알이 달려 있고 냉장실에 보관 중인 밀가루 풀에도 곰팡이가 보였다. 포장 직전 이물질이 있는지 김치를 통과시키는 '금속 탐지기' 군데 군데에도 곰팡이가 있었다.


해당 공장은 김치류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현재 김치류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의무화 품목이다. 해당 공장도 지난 2006년 배추김치 관련 해썹 인증을 받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썹 인증 업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푸드투데이 취재 결과, 해당 공장은 2020년 8월 이후 식약처, 지자체, 식품안전관리인증원 그 어디에서도 위생 지도.단속을 받지 않을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지자체인 진천군청은 최근 1년간 지도.단속을 나간 적이 없었는데, 해당 업체가 해썹 인증업체라 식약처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진천군청 관계자는 "해썹 적용 업체의 경우는 식약처에서 관리를 한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단속을 나갈 수 없었다. 해썹 의무적용 대상은 식약처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점검을 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해당 공장 현장 방문에 대해서는 "오전에 (해당 공장에 대해)점검을 하고 왔다"면서 "현재 공장에서 작업은 중단됐고 전체적으로 작업장 내 (위생관련)적발사항은 없었다. 배추 등 식재료를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대전식약청에서 (현장점검 사항에 대해)이첩이 되면 관련 사항에 따라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식약처는 해당 업체를 어떻게 관리했을까.


식약처 역시 지난해 해당 업체에 대한 현장 지도.단속을 실시하지 않았다. 자체평가 대상에 해당돼 업체에 맡겼다는 것인데 식약처의 이같은 관리 시스템은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됐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식약처에 관계자는 "(해당 공장은)2019년도에 재인증 심사를 받았고, 2020년 8월에 사후평가를 시행해서 적합판정을 받았다. 그 이후 법 위반이 없고, 부적합 내역이 없어 자체평가 대상으로 선정돼 작년에는 자율평가를 진행해 서류상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어제 수시평가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몇 번의 수시평가를 진행한 다음에 재인증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