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치킨과 피자, 중국음식이 배달메뉴의 전부였던 시절 배달비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2018년 교촌치킨이 전국 가맹점에서 배달 서비스 유료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건당 2000원의 배달료를 받기 시작했다.
교촌치킨이 배달료를 받자 굽네치킨도 1000원의 배달료를 부과시키면서 배달료까지 더한 치킨 한 마리가 2만원인 시대를 열었다.
코로나19 재확산되면서 배달비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거리 두기 2단계(2.5단계)가 도입되면서 배달 주문이 늘자 일부 배달 대행업체는 배달 수수료를 올렸다.
지난달 29일 배달 대행업체 ‘생각대로’ 노원지사는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 시행을 앞두고 배달거리 500m당 기본 수수료를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려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노원지사는 공문을 통해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겠다"면서 업소가 인상분을 부담하는 대신, 음식 가격을 인상하거나 배달팁을 더 받으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배달료 책정은 소비자→배달주문플랫폼→식당→배달대행플랫폼→지역배달대행사→배달원→소비자의 구조로 책정이 된다. 배달료가 없던 시절 소비자가 업장에 전화를 해서 자체 배달원이 음식을 배달해주던 시기에 비해 엄청나게 복잡한 단계가 생긴 셈이다.
하지만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소비자들은 배달 수수료 인상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 송파구의 박모씨(40)는 "재택근무로 인해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데, 갈수록 최소배달금액이나 배달료 자체가 오르면 농락당하는 느낌"이라며 "김밥이나 떡볶이처럼 가벼운 분식을 시켜 먹어도 15000원이 훌쩍 넘기 때문에 부담이 크
라이더들 역시 수수료 인상이 달갑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기본 배달 수수료는 3000원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배달원의 수입이 기본 배달 수수료와 배달앱 등이 진행하는 각종 프로모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추가 수익이 적을 땐 수입도 줄어드는 꼴"이라고 말했다.
배달 대행업체 간 라이더 수급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대형업체가 프로모션을 진행해 돈을 더 준다고 하면 라이더 입장에선 그쪽 일을 하게 된다는 것.
구 팀장은 "배달 대행업체나 자영업자 모두 안정성 있는 배달 서비스 제공을 원한다면, 플랫폼 위주의 현행 배달업계 작동 방식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배달앱들은 ‘배민라이더스’와 ‘요기요 플러스’ 처럼 자체 배달대행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모든 주문을 자체 배달원 ‘쿠리어’가 소화해 배달 시간을 줄였지만 배달비가 비싸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황모씨(35)는 "시간이 걸리고 불편하더라도 방문 포장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배달료가 무려 6000-7000원 인 곳도 있는데 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