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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슈퍼 사이즈 미’ 24일 만에 중단

간수치 비정상적 증가…심장질환 발병 우려



(사)환경정의 ‘다음을 지키는 사람들’(환경정의)은 현재 진행 중인 한국판 ‘슈퍼 사이즈 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환경정의는 11일 대학로 흥사단에서 기자 회견을 통해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대체한 지 24일 만에 담당의사의 2차 중단 경고로 주인공인 윤광용 간사의 진행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한국판 ‘슈퍼 사이즈 미’ 주인공인 윤광용 간사(사진)는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9일까지 24일간 세끼 식사와 간단한 간식을 패스트푸드로 섭취한 결과, 체중이 3.4kg 증가했고 근육량은 1.3kg이 감소했다.

반면에 체지방률은 5.2kg 늘었으며, 간수치(GPT)는 한달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큰 변화를 일으켰으며 특히 11월 6일에서 11월 9일까지 단 3일간 간수치가 54에서 75로 높게 나타났다.

이에 담당 의사인 녹색병원의 양길승 원장은 “간수치가 비정상적으로 급격히 증가한 데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협심증 등 심장관련 질병 발병도 우려돼 실험 중단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사람만의 결과를 놓고 어떠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약물 투
여나 간염 등으로 인해 간수치가 급격하게 증가되는 경우는 있어도, 음식물 섭취를 통해 이렇게 비정상적인 증가를 가져온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신적인 측면을 담당한 푸른정신과 이종헌 원장은 “패스트푸드를 먹기 전에는 4주간 패스트푸드를 먹어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감 정도가 있었을 뿐 특이 사항은 없었다”며 “24일이 지난 지금은 우울증 검사, 불안증 검사, 공황장애 검사에서 병적인 상태로 증상이 증가된 것으로 나타나 패스트푸드 섭취기간 중 심리적 변화가 두드러지게 안 좋아졌다”고 밝혔다.

환경정의는 고 열량, 고 지방의 섭취로 간 기능에 무리가 발생한 것뿐만 아니라 과도한 나트륨의 섭취도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패스트푸드에서 주장하는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는 광고는 지방과 열량, 나트륨의 과도한 섭취, 섬유소, 비타민 등의 부족이라는 진실을 가리기 위한 미사여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주인공인 윤광용 간사는 “이렇게 마치게 돼서 시원섭섭하다. 몸에 여러 가지 변화가 와 힘들었는데 다음세대인 어린이들에게 좀더 나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자그마한 밑거름이 된 것으로 만족 한다”며 “음식을 제조하는 기업은 아이들이 먹는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환경정의는 회복 프로그램을 6개월간 진행할 예정이며, 안티패스트푸드 운동을 크게 ‘어린이 시청시간대 패스트푸드 TV광고 금지운동’과 ‘패스트푸드 성분표시 의무화 운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판 ‘슈퍼 사이즈 미’는 편집을 거쳐 각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배민경 기자 jin@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