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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건주의 수사와 무분별한 보도의 합작”

'언론보도피해자 구조기금' 위한 '언론인권센터 후원의 밤' 행사
"가해자는 없고 무고한 피해자만 양산"
만두파동 피해 발표서 질책 쏟아져


“경찰의 한건주의 수사와 방송사의 무분별한 방송보도는 만두 제조업체 및 단무지 제조업체에 경영상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고 국민들에게는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과 분노를 초래했다.”

이런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는 사실 확인 및 직접취재를 하지 않고 경찰에서 건네준 화면만을 자의적으로 해석, 악의적으로 짜깁기하여 방송한 부분이 이번 ‘만두’파동의 주요한 원인이라는 질책이 쏟아졌다.

지난 21일 (사)언론인권센터가 주최한 ‘언론보도피해자 구조기금’ 마련을 위한 ‘2004 언론인권센터 후원의 밤’에서 만두제조업체 전 진영식품의 문평식 대표와 단무지업체 으뜸농산의 오정호 대표는 ‘불량만두’ 허위보도 사례 발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진영식품’은 당시 ‘으뜸식품’의 최대 거래처로서 올 초 경기도 파주에 대규모의 생산 공장을 새로 지었으나 만두파동 사건으로 지난 7월 부도를 낸 상태이고, ‘으뜸농산’은 이번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만두소 제조업체 ‘으뜸식품’과 비슷한 이름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사 큰 피해를 입었다.
만두제조업체 전 진영식품의 문평식 대표(사진)는 “언론사가 무분별하게 보도한 만두파동은 국민 대다수의 소비심리 위축, 만주 제조회사들의 줄 도산, 기업체 사장의 자살과 수 만명 생산근로자의 직장해고 등 수많은 피해와 상처만을 남겼다”며 “4개월이 지난 지금 희대의 해프닝으로 전락한, 가해자는 없고 무고한 피해자만 남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고 열변했다.

“6월 만두파동 당시 한 기자분이 저희 공장을 방문하시고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던 일이 기억난다.”

문 대표는 비록 회사는 문을 닫았지만 억울한 누명을 벗고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언론이 앞장서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앞으로 언론사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뒤 이어 발표한 단무지업체 으뜸농산의 오정호 대표는 “‘만두’ 파동은 몇 해 전 발생한 ‘포르말린 번데기’ 사건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에게 먹거리에 대한 불신감만 가득 안겨준 채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다”면서 경찰과 언론을 강하게 질타했다.

오 대표는 국민들에게 먹거리에 대한 혼란과 불신감을 일으키는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발표를 마쳤다.

만두제조협회 발표에 따르면 ‘불량만두’ 또는 ‘쓰레기만두’ 오보로 인한 만두업계 피해액만 5천 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불량만두’의 진실과 무관하게,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고 선정적이고 악의적으로 편집, 방송으로 인해 관련 업계가 입은 피해와 손실, 훼손된 명예와 자존심은 어떤 것으로도 보상하기 어렵다는게 만두업계의 입장이다. 만두 제조업체들은 경찰청과 식약청,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회복을 위한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배민경 기자/jin@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