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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 배설물에 세균 득실

치명적인 개회충·식중독균까지 검출
이구아나 87.1% 병원성 세균 감염


애완동물과 지나치게 신체접촉을 하거나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애완동물을 기르는 가정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최규학)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애완견과 이구아나를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서울시내 및 수도권의 가정내 애완동물 배설물 110종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당수의 애완동물 배설물에서 인체에 위해한 개회충(Toxocara canis)을 비롯한 기생충이나 살모넬라균 등 병원성세균이 검출됐다고 11일 발표했다.

조사대상 애완견 배설물 시료 79건 중 10건에서 기생충이 검출됐으며, 특히 2건의 배설물에서는 어린이에게 실명 및 신경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개회충이 검출됐고, 조사대상의 21건에서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캠필로박터균 등이 검출됐다.

또한 이구아나 배설물 시료 31건중 2건에서 기생충인 선충류(Nematoma)가 검출됐으며, 87.1%에 해당되는 27건에서 살모넬라균과 황색포도상구균 등 병원성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에 따르면 애완동물을 사육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애완동물과 접촉 행동은 주로 ‘안아준다’ 44.7%로 나타났으며, 조사대상의 30.3%가 애완동물과 ‘입을 맞추거나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보원은 “애완동물과 입을 맞추는 경우 개회충에 감염될 우려가 높기에 지나친 접촉은 삼가할 필요가 있다” 말하고, “언론 및 관계 기관에서는 애완동물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과 아울러 잘못된 사육행태에 대한 계몽이 매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보원은 애완동물의 배변 처리시 락스나 소독제 등을 사용해 철저히 소독해 줄 것을 권고하고, 최소 2개월에 한번씩 구충제를 투약하는 등 애완동물 관리에 철저를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보호원은 “어린이 놀이터 등 애완동물 출입금지 구역 설정 및 정기적인 소독실시, 도시공원에서의 단속 및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홍보 강화 등의 제도개선을 관계기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애완견 숫자가 280만~300만 마리에 달하고, 이구아나 등 파충류도 애완동물로 사육되는 등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매년 증가하면서 잘못된 사육지식과 부적절한 관리로 인한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에 사는 5세 어린이가 개 회충으로 인해 실명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어린이는 직접 개를 기르지 않았으나 어린이놀이터 등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에 있는 개 회충에 감염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2003년 12월 미국의 한 가정에서 이구아나 배설물의 살모넬라균 오염에 의해 가족 전체가 식중독을 일으키는 사건도 있었다.

한편 2001년부터 지난 6월까지 소보원에 접수된 애완견 관련 위해사고는 총 252건으로 2001년~2002년 104건, 2003년 122건, 2004년 1월~6월 말까지 26건으로 집계됐다.

박연수 기자/1004@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