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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은실의 맛집 멋집] 여름에 어울리는 음식 - 5탄

시골 처녀 같은 콩국수 - 가월리 순두부집

그 흔한 오이채 썰은 것도 없다.
그렇다고 계란 삶아서 반 짝 갈라 얹은 것도 없다.
아주머니가 반죽해서 뽑은 국수에 맨 콩국물만 덜렁 있다.


다짜고짜 이렇게 말하는 까닭이 있다.

가월리 순두부집에 처음 가는 사람들은 막상 콩국수 그릇을 받아보면 어리둥절하기 때문이다.

아니.. 중국집에서 콩국수를 시켜도 오이채에 계란 삶은 것에 고소한 깨소금까지 오송송 뿌려있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가월리 순두부집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소박한 시골 처녀의 무뚝뚝하면서도 깊은 맛이 배어 있는 것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이 것 저 것 다 싫고 그저 시원한 것이 최곤데 그러다 보면 주로 면 종류를 찾게 된다. 하지만 아무 거나 먹다 보면 배 아프지 그러다 보면 화장실 들락거리지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그럴 때 문득 생각나는 것이 바로 콩국수!!

가월리 순두부 집은 콩국수도 유명하지만 직접 만든 순두부와 새우젓만으로 간을 한 두부전골도 기가 막힌 집인데 개업 10년이 넘어 숨은 단골이 아주 많은 집이다.

약 40평정도 되는 공간에 점심시간엔 자리가 없어서 겨우 남이 식사한 자리, 아직 치우지도 않은 상에 떠억하니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시간은 이미 점심시간을 넘어서 두 시를 향하는데 자리가 비기 무섭게 손님이 들이닥친다. 오십대에서 육십대에 이를 것 같은 연배의 아주머니 세 분이 분주하게 주방과 홀을 들락거린다.

한참 기다려야 테이블을 치워주고 또 한참을 기다려야 그렇게나 먹고 싶었던 비지찌개가 나오는데 양식으로 치면 부드러운 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