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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위기의 파도’ 넘기

할인행사·광고 강화등 사활 건 마케팅
지나친 출혈경쟁 ‘또 다른 위기’ 우려


패스트푸드업계 비상등이 도대체 꺼질 줄을 모르고 있다.

최근 웰빙붐을 타고 패스트푸드를 기피하는 현상이 더욱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패스트푸드는 비만의 원인이며 성인병의 원인이라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패스트푸드는 비만의 적’이라는 제목의 도서가 출판되는 한편 정부도 앞장서서 패스트푸드 적게 먹기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말에는 광우병과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려 매출이 급감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업체들이 청소년들을 상대로 부당하게 노동을 착취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패스트푸드업체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불황이라 지갑 열기가 쉽지 않은 이때,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린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살길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할인행사와 광고를 강화하는 등 패스트푸드업체들은 사활을 건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업체들은 일단 웰빙 메뉴를 잇따라 출시함으로써 돌파구를 찾고 있다. 돼지고기나 야채 해산물 등을 사용한 메뉴를 선보여 ‘뚱보식품’의 이미지를 벗겠다는 의도다.

치킨 전문점 파파이스는 최근 단호박, 고구마 등으로 만든 샐러드 2종과 ‘포보이 샌드위치’등의 건강식메뉴를 출시했으며 ‘고고샌드위치’, ‘고구마샐러드’ 등 KFC의 새로 출시된 메뉴들도 하나같이 웰빙 트렌드에 맞춰진 것들이다.

롯데리아는 완두콩이 들어간 ‘호밀빵 새우버거’, ‘호밀빵 웰빙버거’ 등을 웰빙버거시리즈로 선보였으며, 앞으로도 한동안 웰빙버거시리즈를 계속 출시할 예정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업체들은 최근 ‘1,000원 짜리 한 장’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할인마케팅에도 전격 돌입했다. 국내 최대 햄버거업체인 롯데리아는 이 달 들어 1,000원 메뉴를 출시, 업계 2위인 맥도날드가 시행중인 ‘1,000원 마케팅’에 동참했다. 맥도날드는 모든 세트메뉴 주문시, 2,700원 짜리 ‘맥너겟’ 6조각을 공짜로 제공하는 행사도 실시하기도 했다.

업계 3위인 치킨 전문업체 KFC 역시 홈페이지에서 할인 쿠폰을 다운 받아 매장에 제시하면 ‘고고 샌드위치’를 2,100원에서 1,000원으로 깎아 준다.

광고마케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맥도날드는 제품 위주의 상품광고에서 이미지광고로 마케팅 전략을 전격 수정하고 전세계 1백19개국에 동일광고를 일제히 내보냈다. 이 같은 형태의 광고는 회사를 세운지 반세기만의 일이다. 파파이스도 최근 거액의 개런티를 들여 광고모델을 바꾸는 등 광고를 통한 웰빙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업체들의 노력에 대한 대가가 쏟아 부은 만큼 되돌아 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특히 업체들의 할인마케팅은 출혈경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등 상위 두 업체만이 저가경쟁을 벌였으나 올해는 KFC와 파파이스까지 가세, 제살깎기 경쟁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나친 할인 탓에 소비자들은 왠만한 할인에는 꿈적도 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이제 제 가격대로 햄버거를 사면 억울한 느낌이 들 정도다. 업체들도 지나친 할인행사가 스스로의 목을 조르지 않을까 우려하기 시작했다.

또한 최근에는 경기도 일대에 조류독감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 그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까 업체들은 더욱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살길을 찾기 위한 패스트푸드업체들의 피나는 몸부림은 한동안 더욱 요동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인영 기자/her@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