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송결 칼럼>한가위 송편 이야기


한국 최고의 명절 올해 추석이 38년 만에 가장 빨리 다가온다. 국민들은 조상의 산소도 찾고 주위의 고마웠던 사람들에게도 인사 하느라 바쁘다. 들판에 아직 영글지 않은 곡식들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어쨌든 추석은 즐겁다. 모든 것을 잊고 고향을 찾아 반가운 친척들 볼 생각에 가슴 뿌듯함이 밀려온다. 우리나라의 추석 음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송편이다.


삼국사기에 보면 백제 의자왕 때 궁궐 땅 속에서 파낸 거북이 등에 백제는 만월, 신라는 반달 이라고 적혀있었다고 한다.​ 한 유명한 점술가는 이 뜻을 백제는 달이 가득 찼으니 곧 기울 것이라고 얘기하고 신라는 반달이기 때문에 앞으로 융성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후 신라가 삼국통일을 하여 그 말이 사실임을 증명했다. 그래서 반월이 보다 나은 미래를 나타낸다고 하여 반달모양으로 송편을 빚기 시작 한 거라고 전해진다. 속이 빈 것과 찬 것을 만드는데 속이 빈 것은 마음과 생각이 넓어 아량을 베풀라는 의미이며 속을 채운 것은 속이 알찬 사람이 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솔잎엔 ‘산의 정기(精氣)’로 통하는 피톤치드가 들어 있다. 우리 조상은 송편을 먹으면 소나무처럼 건강해진다고 여겼다.


송편은 '소나무 송'자에다가 '떡 병'자를 넣어서 원래는 '송병'이다. 떡 병자를 넣어서 소나무 잎을 거기에 넣어 만들기 때문에 송병인데 지금 우리에게 내려오는 말은 송편이라 부른다. 송병이 바뀌어서 송편이라고 하는데, 원래 음식에 넣는 것이 약을 넣듯이 넣어야 한다고 해서 약념(藥念)인데 양념으로 하는 것과 같다.


송편 만들 때 필요한 재료는 멥쌀가루 단호박 복분자 쑥 소금 끓는물 참기름, 식용유 등으로 예쁜 색감을 위해 단호박가루, 복분자 가루 등을 사용한다.


멥쌀가루에 소금을 넣어 섞은 다음 각각 준비한 재료를 넣고 끓는 물을 부어 익반죽을 한다. 다만 뜨거운 물로 반죽을 하기에 화상에 주의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송편 안에 넣을 소를 준비한다. 팥을 물에 2시간이상 불려 껍질을 제거한 후, 30-40분 쪄서 큰 그릇에 부어 절구로 빻아 어레미에 내려 고물을 만든다. 여기에 계피가루와꿀을 넣어 소를 만든다.


준비된 반죽에 손가락을 넣어 공간을 만들고, 소를 넣어 입구를 닫아준 후 손으로 예쁘게 모양을 만들어주면 송편이 완성 된다.


이렇게 만든 송편은 찜통에 면보를 깔고 하나씩 하나씩 겹치지 않게 넣어 찐다. 찌고 나면 더욱 색깔이 예뻐진다. 다 쪄진 송편은 불지 않고 서로 붙지 않게 기름을 발라준다. 기름을 바른 송편은 반짝반짝 더욱 맛있어 보인다.


경기도와 서울지역의 송편은 주로 햇 콩을 넣거나 밤을 넣는다. 그리고 깨 설탕을 넣기도 한다. 모시조개 모양으로 작고 앙증맞아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빚는다. 반달처럼 갸름하고 끝이 살짝 굽은 모양으로 밤알보다 작고 버선코처럼 양끝을 살려 빚은 예쁜 송편이 경기 서울 지역의 송편이다. 서울깍쟁이처럼 날씬하고 예쁘게 모양을 중요시한다.


산이 많은 강원도지역의 송편은 그 지역의 특산물인 도토리, 감자를 이용하여 송편을 만든다. 도토리에 풍부한 아콘산(酸)은 국내의 한 연구에서 체내에 쌓인 중금속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자송편은 감자녹말로 피를 만들고 삶은 감자를 소로 넣어 만든 것이다. 다른 송편처럼 반달모양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반죽을 꾹 눌러 네모나게 만든다. 반죽을 만들 때도 멥쌀가루는 넣지 않고 감자녹말만 이용한다. 반죽을 감자녹말로만 만들어 일반 송편과는 달리 반죽이 반투명하다. 찜통에 쪄내면 속이 비친다. 식감은 차지고 쫀득쫀득하다. 감자를 직접 갈아서 나온 앙금과 건더기로 반죽을 만들기도 한다. 이밖에 무송편, 칡송편 등이 있다. 


전라도지역의 송편은 초승달처럼 갸름하게 빚는다. 고흥지방에서는 푸른 모시잎으로 색을 낸 송편을 빚는데 맛이 쌉쌀하며 모시잎을 반죽에 넣으면 쉽게 상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모시잎엔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성분이 있어 과식하기 쉬운 추석에 딱 맞는 음식이다. 또 모시잎엔 철분이 풍부해 빈혈 예방을 돕는다는 연구가 나와 요즘 모시잎 송편은 전국적으로 꽤 인기식품이다. 오미자, 치자, 송기, 쑥을 이용해 오색으로 꽃송편을 빚기도 한다.


또한 전라도엔 삘기송편이란 고유의 질긴 맛 송편도 있다. 삘기는 여러해살이 풀인 띠의 어린 새순으로 들치근한 맛이 난다. 이 송편은 맵쌀가루와 삘기를 섞어 피를 만든다.



충청도 지역의 호박송편은 얇게 만들어 물결모양으로 코를 빚는데, 늙은 호박을 썰어 말려 뒀다가 가루로 만들거나 찐 호박을 으깬 다음 멥쌀가루와 섞어 반죽해 피를 만든다. 색이 곱고 단맛이 강하고 쫀득한 것이 특징이다. 호박은 육식을 즐기는 현대인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인기다.




경상도지역의 송편은 모양이 큼직하고 투박한 것이 특징으로 동글납작한 모양으로 빚는다. 이지역도 전라도 지역처럼 모시잎 송편을 주로 먹으며 경북의 산간지역에서 나는 칡을 이용해 만든 칡송편도 유명하다. 그리고 특이한 송편꿀떡도 있다.




제주도 지역의 송편은 완두콩으로 소를 넣고 비행접시 모양으로 송편을 빚는다.


북한 평안도 지역의 송편은 해안지역에선 조개가 많이 잡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개모양의 송편을 빚는다. 모시조개 모양의 송편을 빚는데 참깨를 볶아 설탕, 간장으로 버무려 소를 넣는다.


송편은 역시 가을에 먹어야 제 맛이다. “가을 맛은 송편에서 오고 송편 맛은 솔 내에서 온다”는 말도 있다. 추석 때 먹는 송편을 '오려송편'이라 한다. '오려'는 올벼(햅쌀)를 뜻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명절 추석을 맞이하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날만 같아라’ 란 말처럼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나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를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으로 우리 모두 ‘대한민국 만세’ 를 외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