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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시장 '영역파괴' 바람

생식社 '공기청정기' - 도자기社 '제과' 진출

업체들간 기존 식품시장의 영역을 파괴하는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최근 기존사업과 전혀 다른 생소한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회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웰빙붐을 타고 새로운 건강식품 브랜드를 개발하고 유통 채널을 확대하는 등 ‘웰빙시장’으로의 넘나들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황성주 생식으로 인기를 끈 건강생식 전문업체 이롬라이프는 최근 ‘이롬 웰빙 공기청정기’ 출시 발표회를 갖고 웰빙 가전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하반기에는 이온수기도 출시해 기존 건강 생식과 함께 웰빙 가전을 양대 사업부분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행남자기는 최근 ‘식품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고 밝히고 부산 공장부지의 일부 여유공간을 활용해서 맛김 제조를 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초에는 프리미엄급 베이커리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 매장 1호점을 열어 제빵사업에 진출하는 등 창립 이후 62년만에 대변신을 선언했다. 우리홈쇼핑 컨소시엄 지분도 갖고 있는 행남자기는 유통·온라인 쇼핑사업 강화도 검토 중이다.

제약·화장품 회사인 한국콜마는 이달 초 한국원자력연구소와 제휴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했으며 코리아나화장품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생식사업으로 뛰어든 상태다.

화학제품 생산업체인 케이씨아이(KCI)는 ‘농작물재배 및 가공판매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같은 식품시장내에서도 주력상품에서 벗어나 시장을 확장하는 식품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반찬가게 ‘데이즈’를 시작한 두산그룹은 최근 두부 시장에까지 진출했으며 한국네슬레는 서울우유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앙팡’ 브랜드로 이유식 ‘앙팡밀’과 임산부를 위한 우유 ‘앙팡맘’을 출시했다.

참치 사업에 주력해 왔던 동원F&B도 미국 GNC사와 제휴를 맺고 건강식품을 수입·판매한다.

웰빙붐에 따른 사업영역의 파괴는 최근 식품업계의 커다란 조류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악화되는 국내의 경영여건 속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으려는 기업들의 자구책이며 살아남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사업다각화는 요즘과 같이 불안한 경기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기존의 사업과 상호보완 효과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체들의 판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 사업영역의 확대는 경기침체에 수익 기반을 넓히는 것뿐만이 아니라,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 시킬 수도 있다”며 “이러한 사업다각화가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여 주가를 상승시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경쟁자의 구분이 없어진 업체간의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당분간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부문으로의 진출은 자금부담 등 여러 가지 위험요소가 뒤따른다. 무리한 사업다각화는 자칫하면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사업다악화’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업체들이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고 있다.

구인영 기자/her@ 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