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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피해 눈덩이

사육농가 등 직접 피해액만 150억원 넘어
2차 피해 등 경제전반 손실 수 천억원대 전망


조류독감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태가 빠른 시간내에 진정되지 않은 가운데 1개월 여 동안 지속되면서 폐사 또는 매몰처분되는 닭과 오리가 200여만마리에 이를 경우 사육농가와 육가공업체, 사료업체 등의 직접적인 피해액만도 150억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폐사 또는 도살처분으로 인한 사육농가의 직접적인 피해액이 50억원, 육가공업체의 수출중단으로 인한 피해액이 80억원, 사료업체의 피해액이 18억원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간접피해를 포함해 경제전반에 미치는 피해액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4일 현재 조류독감으로 폐사 또는 매몰 처분된 닭과 오리 사육농가의 직접 피해액만 28억2천14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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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모두 47만1천264 마리가 폐사 또는 매몰돼 조류독감 이전의 산지 출하가격(마리당 1천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4억7천1백26만4천원의 피해를 입었다.

또 오리는 모두 58만7천538마리가 희생됐으며 이에 대한 피해액(출하가격 마리당 4천원 기준)은 23억5천15만2천원 어치이다.

조류독감이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신될 기미를 보이고 있어 닭과 오리가 각각 1백만 마리씩 폐사 또는 매몰 처분될 경우 사육농가의 피해는 5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육농가에 이어 조류독감으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곳은 육가공업체.

닭과 오리의 수출이 이미 전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피해액만도 최소한 8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육계 수출액과 오리 수출액이 각각 40억원이었는데다가 이번 사태로 인해 막힌 수출길이 1년 정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내수시장의 위축으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 닭고기 유통매장에서는 조류독감 발생 이후 생닭 판매량이 5분의 1로 뚝 떨어진 상황이며 가격 또한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대표적인 육가공업체인 하림의 경우 23일 자체 긴급회의 결과 생산물량이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육가공업체의 경우 위탁사육 농장의 조류독감 발생 여부에 따라 피해의 정도가 다르다. 22개의 위탁 사육농가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화인코리아의 경우 이미 부도까지 발생했으며 조류독감의 진원지인 충북 음성에 계육가공공장을 두고 있는 목우촌 역시 주문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림과 마니커의 경우 아직까지는 직접적인 피해 농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20% 가량의 생산물량이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는 30~40%의 생산 감소가 추정되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조류독감은 자연재해와 비슷해서 방역을 강화하는 조치 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잠잠해지기를 바라는 정도가 아니라 기도하는 심정”이라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닭과 오리가 폐사 또는 매몰됨에 따라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또다른 쪽은 사료업체.

국내 전체 사료 소비 중 양계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나 되기 때문이다.

사료협회에 따르면 닭 한 마리를 사육(사육기간 35일)하는데 들어가는 사료량은 2.7킬로그램이며 금액으로는 750원. 하루로 따지면 닭 한 마리가 소비하는 사료는 금액으로 21원이 소요된다. 따라서 지금까지 폐사 또는 매몰된 닭 47만1천264마리가 1일간 소비할 9백89만원어치의 사료매출이 감소한 셈이며 한달치로 따지면 3억원에 육박한다.

오리의 경우 1마리가 1일에 소비하는 사료가 금액으로 40원. 폐사 또는 매몰된 오리 58만7천538마리가 1일간 소비할 2천350만원어치의 사료매출이 줄었고 한달치로 따지면 7억원이나 된다.

사료업체들은 아직까지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고 하면서도 “사료가격과 공급물량이 떨어지고 수금이 갑자기 줄어들고 있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밖에 전국의 치킨집과 삼계탕집 등 닭고기를 이용한 음식점 역시 손님의 발길이 끊겨 울상을 짓고 있다.








구인영 기자/her@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