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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룡 주류협회장은 살인자?”

카프병원 정상화 공동대책위원회, 국제세미나서 규탄


푸드투데이 한국주류산업협회 '알코올 유해성 감소 국제세미나' 현장취재 류재형/조성윤기자


“주류협회가 약속한 출연금을 미지급해 카프병원이 문을 닫았고 그 결과 알코올 중독으로 치료받고 있던 환자 3명이 죽었다”

 

한국음주문화센터(KARF)·카프병원 정상화와 알코올 치료 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한국주류산업협회가 25일 ICAP(International Center for Alcohol Policies)와 개최한 ‘알코올 유해성 감소를 위한 국제세미나’에서 주류협회와 권기룡 회장을 비난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국제세미나가 진행되는 팔래스 호텔 앞에서 주류업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책위원회가 세미나장으로 들어가려는 과정에서 이를 진압하려는 주류협회와 팔래스호텔 관계자들이 몸싸움을 벌여 두 시간 가량 국제 세미나는 중단됐다.

 

단상으로 올라간 공동대책위원회의 회원, 정철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지부 음주문화연구센터 분회장은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파렴치한 주류회사들의 행동 때문에 카프병원의 폐쇄하고 치료 중이던 환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오늘 주류업계와 함께한 ICAP는 합의된 혈중 알코올 농도가 없다는 이유로 음주운전 기준규제의 중요성을 낮추고 임신 중 음주에 대해서도 중등도 음주가 해롭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건강 파괴 민간단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 호화스러운 국제회의는 건강 악화와 알코올 피해 문제를 가리기 위한 술기업들의 ‘기업이미지 세탁’을 위한 것”이라며 “음주문제를 정부규제가 아닌 개인책임의 문제인 것처럼 홍보하는 기만적인 자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철 분회장은 “주류업계가 체불하고 있는 카프재단의 150억의 운영금은 한국정부가 주류기업들이 내야할 건강증진부담금을 면세해 주면서 내게 한 부담금의 일부”라고 밝히며, “한국 주류업계는 연간 술 판매 홍보비용으로 수천억을 쓰지만 명목 상 책정된 50억도 제대로 내지 않아 연구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체불됐고 카프병원은 폐쇄했다”고 비난했다.

 

박용덕 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은 “카프병원은 민간 병원을 전전하던 환자와 가족들에게 마지막 보루”라면서 “카프병원이 문을 닫아 재활의 희망이 없어지자 환자들은 중독자로 살지, 가족의 고통을 줄이는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할지 이 시간에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팔면 그만이라는 식의 주류회사의 태도도 지적됐다. 김정숙 카프공대위 환자대책위 공동의장은 “음주정책을 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면죄부를 주고 알코올 의존으로 고통 받는 환자와 가족에게 돌아오는 것은 따가운 낙인의 시선”이라며, 주류업계가 “주세의 1%, 그것이 힘들다면 술 한병에 1원의 세금만이라도 피해 비용으로 돌렸다면 이 문제는 공공적으로 해결된다”고 말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주류업계와 주류협회는 미납 출연금 150억원과 체불입금을 지급하고 공익재단에서 손을 떼고 보건복지부는 주류협회의 뒤에 숨지말고 카프병원을 공공기관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며 말을 마쳤다.

 

하지만 주류협회가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목적보다는 예방을 할 수 있는 사업을 주력 하겠다”고 분명히 밝혀 결론이 나기 힘든 긴 싸움이 예상된다.

 

한편, 귄기룡 한국주류산업협회장은 지난 2012년 취임했으며, 한국주류산업협회는 대한주정공업협회와 대한주류제조협회의 통합해 1980년 출범한 단체로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롯데칠성음료, 보해양주 등 20여개의 업체가 회원사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