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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원료 김치가 100% 국산으로 둔갑···국산김치 위협"

한성식품 김종환 상무 "마늘·생강 등 원산지 표시 대상 확대해야"


"일부 원료만 국산이고 고춧가루, 생강, 마늘 등 나머지는 수입 원료로 만든 김치가 국산김치로 둔갑해 유통되는 걸 보면 안타깝습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우리 농산물 100% 사용해 김치를 만드는 많은 김치업체가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3일 푸드투데이는 대한민국 김치명인 1호 김순자 대표가 이끄는 한성식품의 김종환 상무를 만나 수입원료 사용 김치가 국내산으로 둔갑되는 현실과 그로 인한 김치 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들어봤다.


김 상무는 "현재 국내 김치업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국내산 농산물 100%사용한 국산김치를 반드시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말 문을 열었다.

최근 수입김치와 김치의 원료인 고춧가루, 마늘, 생강, 다대기 등이 무분별하게 수입되면서 국내 농산물 생산 농가와 이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판로를 잃거나 시장성이 떨어져 매출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이런 시장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하는 김치공장은 없어질 것이며 생산 농가의 피해도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상무는 또 "최근 배추만 국내산이고 그 외 재료는 수입 농산물이거나 출처를 알 수 없는 혼합재료가 들어갔어도 국산김치로 유통되거나 국산김치로 유사하게 판매하는 사례가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100% 국내산 농산물로 만든 국산김치와 수입 원료 혼합한 김치가 국산김치로 둔갑해 시장에 유통되는 가격을 보면 30~40%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시장 상황 때문에 국산김치를 판매하는 업체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울러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료들로 만든 배추, 고춧가루, 마늘, 생강, 양파, 쪽파 등 국내산 농산물들이 복합적으로 이뤄진 김치만이 국내산 김치"라며 "일부 원료는 국내산이고 나머지 원료는 수입산으로 혼합해서 국산김치인 것처럼 유통하는 것은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고춧가루에 이어 마늘·생강 등으로 원산지 표시 대상을 계속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산지 허위표시, 표시사항 미비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원산지표시 대상품목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지난 6월 28일부터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배추김치와 시중에서 판매되는 포장 김치의 원산지를 표시할 때 배추김치에 사용된 고춧가루의 원산지까지 표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전에는 배추가 외국산인지 국내산인지만 표시하면 됐었다.


지난 1986년 종업원 1명을 두고 가내수공업으로 시작한 한성식품은 현재는 종업원 300여명에 매출액 500억원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100% 국내 농산물로 만든 미니롤보쌈김치, 100년김치, 미역김치, 황제김치 등 다수의 특허김치를 개발했으며 20개국에 김치를 수출하고 있다.


김순자 대표는 지난 2007년 5월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전통명인 29호(김치명인 1호)로 지정됐고 지난해 산업현장에서 15년이상 종사한 대한민국 최고의 숙련기술인으로 인정받아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