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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입찰 대기업 횡포 심하다”

풀무원 ECMD, 일산 백석고에 이익률 1.58% 제안
일부에선 “계열사 식자재 매출 위한 얄팍한 상술” 비난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들이 학교급식 위탁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이익률 1%대로 사업제안을 하고 있어 중소업체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풀무원 ECMD(대표 한윤우)는 최근 경기도 일산 백석고등학교의 위탁운영 사업자 선정에서 계약기간 2년, 투자비용 1억1천712만원에 이익률 1.58%를 제안, 사업권을 따냈다.

백석고등학교는 5년간 위탁운영해온 업체를 교체하면서 제안서를 제출한 9개업체를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거친 결과, 1차로 선정된 3개 업체 가운데 실사를 거쳐 풀무원ECMD를 최종 선정했다.

1차선정 업체 가운데 역시 대기업 계열인 또다른 회사는 투자액 1억1천130만원에 이익률 1.1%를 제시했고, 중소업체 한 군데에서는 1억3천만원 투자에 3%의 이익률을 내겠다고 제안했었다.

이처럼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들이 ‘사실상 남는 게 없는’ 제안으로 운영권을 따내게 되자 기존에 학교급식을 주로 해온 중소 급식업체들은 “이는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의 횡포”라면서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들은 대부분이 식자재 공급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기 때문에 학교급식 자체 보다는 식자재 납품 매출을 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또 최근 중소업체들이 맡아온 학교급식에서 식중독 등 각종 사고가 빈발함에따라 학교와 학부모들이 대형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자 대기업들이 시장확대를 위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앞서 지난 3월에는 LG계열의 아워홈(대표 김재선)이 경기도 일산동중학교 위탁운영자 선정에서 1% 이윤을 제시해 사업권을 따내기도 했다.

실제로 풀무원ECMD의 관계자는 백석고에 대한 사업제안 내용과 관련해 “그동안 일산지역 학교의 위탁운영에 여러번 도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면서 “백석고가 명문학교라서 모델 사업장으로 만들어 보고자 하는 회사의 정책적인 면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서울 및 수도권의 12개 학교에서 위탁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들 학교에서의 평균 이익률은 3%선”이라고 밝혀 백석고에 대한 제안 내용이 상식적인 수준은 아님을 시인했다.

백석고등학교는 학생수 1,377명에 중식 1300식, 석식 900식 등 1일 2,200식에 1식당 급식비는 2,300원으로 연간 급식비가 7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풀무원ECMD가 제안한 수익률 1.58%로 따지면 연간 수익이 1천만원정도 밖에 되지 않는 꼴이다.
이와관련해 급식협회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은 학교급식의 직영전환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대기업들은 2년 후 직영으로 전환한다는 학교방침을 알면서도 터무니 없는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은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면서 자제를 촉구했다.

김병조 기자/bjkim@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