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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헌 칼럼>중금속 중독증(Heavy metal poisoning)

동물의 중독성질병 발생현황과 특성

▶ 중금속 중독증(Heavy metal poisoning)
 

중금속은 체내에서 매우 안정한 유기 복합체를 형성하고 생명체의 활성유지에 필요한 각종 배위자들(SH, NH, COOH 등)과 비가역적으로 결합함으로써 당, 단백질 및 각종 에너지 대사계를 차단하여 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근래에는  수은, 납 등 일부 중금속이 섬세한 호르몬계에 영향을 주어 생식기능을 비롯한 내분비계통에 광범위한 독성작용을 미치는 내분비장애물질로 분류되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물질들은 보편적인 급.만성 증독증과 다르게 당대는 물론 후세대에도 심각한 독성을 발현할 수 있으며 물리화학적 특성상 생태계의 자정현상에 의하여 쉽게 제거되지 않으므로 공중보건학적으로 볼 때 그 위해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1. 중금속의 개요
  

자연계에는 약 40여종의 금속원소가 존재하며 이중 중금속은 밀도가 5이상으로 대개 아연, 철, 구리 및 코발트 등과 같이 생물체가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필수금속류와 비소, 수은, 납, 카드뮴 등과 같이 독성작용을 발휘하는 유해중금속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개 유해중금속은 환경오염물질로서 펄프, 전기기기, 농약, 자동차,비닐제품, 계측기, 전지, TV 등을 생산하는 중화학공장, 도료 및 도금공장, 제련소 등에서 배출되는 각종 폐수와 폐기물 및 매연 중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한편 토양 및 하천에 오염된 중금속은 농작물에 직접 흡수되며 이렇게 오염된 농작물, 사료 또는 물을 섭취함으로써 가축은 중금속에 노출된다.        

 

 
2. 중금속 중독증의 특성   
  

동물이 중금속에 폭로되면 거의 대부분의 장기 기능에 영향을 미치게 되지만 개별 중금속별로 특별히 심하게 영향을 미치는 장기가 존재하며 이를 표적장기(Target organ)라 한다. 일반적으로 중금속 중독증은 노출 중금속량 및 노출기간에 따라 급성, 아급성 및 만성중독증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표적장기를 포함한 생체에 미치는 독성작용 또한 상이하다.
  

급성중독증은 일시에 대량으로 중금속에 노출되었을 경우이며 구토, 복통, 설사 등 소화기계 장해와 호흡곤란, 경련, 마비 등 신경계 장해애 및 급성신부전증 등 신장 장해가 주요 임상증상이다.


한편 소량의 중금속에 장기간 노출되어 유발되는 만성중독시에는 후지마비, 운동실조, 피부의 색소침착 및 각질화, 발톱 또는 발굽 및 모발의 위축결손, 생식기능장해, 성장 저하, 면역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납, 수은, 카드뮴등은 태반을 쉽게 통과하는 성질이 있어 가축에서 기형출산, 유산, 사산, 불임, 성장이 결핍된 새끼의 출산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주요 유해중금속의 표적장기


3. 주요 중금속 중독증의 개요
  

전술한 바와 마찬가지로 동물에 독성작용을 발휘하여 중독증을 유발하고 양축현장에서 문제시 되는 중금속은 대개 비소, 납, 카드뮴, 수은등이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4종의 유해중금속별로 오염원,  대사경로, 독성기전 등을 기술하기로 한다.    

 

가. 비 소(Arsenic, As)
   

(오염원) 살충제나 제초제에 함유되어 토양과 수질을 광범위하게 오염시키며 납, 구리광석 추출시 부산물이나 유리, 색소, 합금공장에서 산업폐기물로 배출된다. 오염된 공기나 분진속에서는 주로 삼산화비소(As2O3)의 형태로 존재하며 대개 기도를 거쳐 폐에 전이되어 중독증을 일으키게 된다. 
      


(대사경로) 흡수· 배설경로는 노출된 비소의 양과 화학적 형태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으나 주로 위장관계에서 흡수되는 반면에 배설은 뇨, 타액, 땀 및 피부탈락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매우 완만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성기전) 크게 두가지 경로로 예측되는데 pyruvic acid의 과도한 축적에 의한 신장독성을 초래하는 경우와 산화적 인산화과정에서 비소가  glyceraldehyde-3-phosphate와 경쟁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정상적인 해당과정을 차단하여 에너지 대사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나. 납(Lead, Pb)
   

(오염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가정용 주방기구에 사용되어 왔으며 제련, 인쇄, 페인트, 배터리 등 산업전반에 활용도가 높아 자연환경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중금속이다. 특히 자동차 연료인휘발유에 녹킹방지제로 첨가되는 lead tetraethyl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오염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대사경로) 오염된 수질이나 토양을 통하여 축체로 전이되더라도 용해도가 매우 낮아 소장에서는 약 5~10%만이 흡수되지만 대기중에 미립자의 형태로 존재 할 경우에는 90%이상이 흡입에 의하여 체내로 이행되며 피부나 폐를 통하여 쉽게 흡수된다.     
   

(독성기전) 생체내에서 납은 적혈구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heme의 생합성을 저해함으로써 빈혈을 유발하거나 δ-aminolevulinic acid와 porphyrine의 대사기전을 교란하여 뇌기능실조 및 말초신경의 변성을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은과 함께 체내에서 내분비교란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밝혀져 그 위해성이 매우 심대한 것으로 사료된다. 

 

 
    
   
다. 수 은(Mercury, Hg)
   

(오염원) 공업분야에서 수은은 의약품, 염료의 방부제로 사용되어 산업폐기물의 형태로 용수에 유입되거나 밀, 보리 등 곡류의 곰팡이성 질병을 막기위한 살균제의 유효성분으로 널리 활용된다. 
   

 

(대사경로) 수은화합물은 수은증기(Hg°), 무기수은(Hg- ) 및 유기수은염 형태로 대별되며 수은증기 혹은 무기수은은 소화관으로의 흡수가 저조하여 경구투여시에는 비독성이지만 호흡 및 피부흡수시는 강력한 독성을 발휘하게 된다. 반면에 유기수은인 저급알킬수은은 일반적으로 간, 신장에 축적성이 강하며 체내에서 일부 분해되어 무기수은을 발생시키는데 그 발생정도에 따라 유기수은의 독성정도가 결정된다. 
   

(독성기전) 수은의 독성은 대개 화학구조, 투여경로, 노출시간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생체내에서 SH기와 강력한 결합을 형성하여 SH기 효소를 억제하므로 그 결과 세포의 대사 및 생리적기능을 장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외에도 생체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대부분의 관능기(SH > CONH2 > NH2 > COOH)와 고도의 친화성을 보여 신체전반에 걸쳐 다양한 독성을 발현하게된다.           

 

라. 카드뮴(Cadmium, Cd)
   

(오염원) 전기기판 등의 금속제품에 사용되고 납, 아연등과 함께 채광지역에서 다량 검출되기도 하며 제철업, 피혁제조 및 도료생산에도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유행되고 있는 도시쓰레기를 이용한 유기질 비료는 농작물이나 가축의 중요한 오염원으로 생각된다. 
       
    
(대사경로) 카드뮴은 대개 폐를 통한 흡수가 주종을 이루며 경구섭취의 경우에는 약 5%만이 혈액중으로 흡수된다. 혈액중의 카드뮴은 methallothionein 및 hemoglobin과 결합하여 체내를 이동하며 급성중독시 간에 침착되고 만성 노출시에는 주로 신장에 축적된다. 한편 카드뮴의 반감기는 약 10~30년 정도로 배설속도가 매우 늦고 축적성이 강하여 섭취된 오염물질은 일생동안 축체내에 잔류한다.
  

(독성기전) 생체 항상성을 유지하는 각종 효소와 결합하여 활성을 저해하므로써 독성을 발현하며 다른 필수금속의 세포내 흡수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4. 진단 및 치료
 

동물의 생체시료(위내용물, 모발, 혈액, 뇨, 안방수 등)중 중금속 함량을 분석하는 것이 가장 유용한 진단지표로 생각된다. 또한 혈액중 ALA (Amino Levulinic Acid) 등과 같은 특이효소의 활성도를 분석함으로써 특정 중금속(납) 중독증을 진단할 수 있다. 중금속은 대개 환경적 요인에 의하여 가축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농장주변 환경과 사양관리 상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중독원인 물질의 존재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에 있어서 주요 유해중금속의 중독수준


가축이 다량의 중금속을 섭취하였을 때는 우선 구토하게 만들어 위 내용물을 제거한 후 따뜻한 물로 위를 세척해주어야 하며 또한 피부를 통해 중금속이 흡수된 경우에는 비눗물로 접촉부위를 깨끗이 씻어내어 더이상 흡수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한편 혈액이나 조직에 흡수되어 있는 중금속을 제거하기 위하여 EDTA, BAL과 같은 착화합물 형성물질을 투여하여 체내에 축적되어 있는 중금속을 체외로 배출시킨다.


또한  비타민 B1과 비타민C, 비타민E 등은 중독증을 완화시키며 중금속의   체내흡수를 막아주고 배출도 용이하게 하므로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