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위탁급식업계 초긴장

사립고 급식 비리···서울 A고교 5년간 수천만원 교장에 향응

서울의 한 사립고 교직원들이 학교급식을 맡고 있는 외부 위탁급식업체 사장에게서 지난 5년간 수천만원대의 금품과 향응접대를 정기적으로 받아온 것으로 밝혀져 위탁급식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서울 A고교에서 위탁급식을 운영해온 S급식업체 K사장은 23일 지난 5년간 이 학교 B행정실장, 급식담당교사 등에게 연간 1000여만원의 금품과 향응 접대를 강요당했다고 폭로하고 금품을 건네는 장면이 녹화된 비디오테이프와 녹취록, 접대비 장부, 금품으로 전달된 10만원짜리 수표 사본 50장 등을 증거물로 공개했다.
장부엔 이 학교 교장, 교감 등과 B행정실장, 일선교사 등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내용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또 비디오테이프엔 2001년 12월7일 K사장이 교내 사무실에서 B실장에게 현금 100만원을 건네는 장면과 대화내용이 녹화돼 있고, 녹음테이프엔 K사장이 앞서 같은해 5월24일 B실장에게 100만원을 상납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접대비 장부에 따르면 이 학교 교직원들은 수시로 서울 강남지역 룸살롱과 요정에 드나들었다. 특히 장부엔 97년 12월 B실장 등 교직원 5명이 서울 역삼동의 한 요정에서 500만원대 술접대를 받은 뒤 1인당 100만원씩 총 500만원을 고스톱 판돈으로 가져갔다고 적혀있다.

98년엔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있었던 술접대는 물론, 접대여성과의 2차 비용 300여만원까지 상세히 기록돼 있다. K사장이 정리한 일일장부엔 교직원 야유회 등 학교행사 찬조금과 식대 등으로 수시로 10만~20만원이 제공된 내용도 들어있다.

K사장은 지난 7월 이 학교 급식담당 C교사에게서 폭행을 당했다며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C교사를 폭력상해 및 감금 등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K사장은 “C교사가 500만원을 요구했으나 들어주지 않자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교사는 이사건을 수사중인 구로경찰서에서 이같은 혐의를 전면부인했다.

B실장도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에게 “급식업체 사장이 급식의 질을 높이려 하지는 않고 나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 같다”며 “거액의 접대를 받거나 돈을 받은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폭로내용을 부인했다.

(문화일보)